[아이뉴스24 오경선 기자] 작년 3월부터 1년여 이상 금지됐던 주식 공매도가 다시 재개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증시 충격을 막기 위해 금융당국은 한시적으로 주식 공매도 금지 조치를 시행해왔다.
공매도가 금지된 기간 동안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접근성 확대, 불법 공매도 세력에 대한 처벌 강화 등 제도 개선이 이뤄졌지만, 공매도 제도에 대한 기관과 개인간 불공정 문제에 대해 논란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날부터 코스피 200, 코스닥150 종목에 한해 투자자들의 주식 공매도를 허용했다. 금융당국은 작년 3월16일부터 6개월간 공매도 전면 금지를 시행하고, 두 차례 연장한 바 있다.
이번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금융위원회는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개인 대주(증권사에서 투자자에게 주식을 빌려주는 것) 제도를 개편했다.
대주 가능한 증권사를 기존 6곳에서 17개 증권사로 늘리고, 연내 28개사까지 확보하기로 했다. 주식대여 물량도 2019년 400억원에서 2조4천억원 규모로 늘렸다.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도 강화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을 통해 공매도 관련 위반 사례에 대해 최대 주문금액까지의 과징금과 1년 이상 징역 등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제도남용 우려가 있는 시장조성자와 관련해서는 미니코스피200 시장조성자의 공매도를 금지하고, 유동성이 높은 종목의 시장조성거래를 제한하는 등 규모를 축소했다. 또한 공매도 특별감리단을 신설하고 불법 공매도 적발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제도 개선에도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공매도가 기관과 외국인에 유리한 구조로 구성돼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은 공매도 재개에 따른 문제점과 개인투자자의 피해를 막기 위해 △공매도 의무상환기간 60일 통일 △ 기관·외국인 공매도 증거금 140%로 적용 △공매도 수익 과세 △실시간 무차입 공매도 적발시스템 구축 등 11가지 사항을 반영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투연은 “기관과 외국인의 공매도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무기한으로 연장이 가능해서 하락할 때까지 기다리면 결코 손실을 입지 않는다”며 “그에 비해 개인 대주는 60일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데 비유하자면 100m 경주에서 기관과 외국인은 30m 앞에서 출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러한 불공평은 주식시장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고착화시킨 주요 원인”이라며 “관련 규정 등의 개정을 통해 기관과 외국인의 공매도 의무상환 기간을 60일로 개인과 동일하게 적용되도록 즉시 변경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기관·외국인의 공매도 증거금과 관련해서는 “현행 기관과 외국인의 공매도 담보비율은 105%로 개인 신용 수준에 비해 8배나 차이가 난다”며 “기관과 외국인은 자금이 들어가는 매수 포지션보다는 자금 없이도 쉽게 수익을 내는 공매도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구도를 만들었다. 금융위는 기관과 외국인의 공매도 증거금을 140% 수준으로 적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또한 현재 비과세인 공매도 수익에 대한 과세를 입법 추진하고, 실시간 무차입 공매도를 적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요구했다.
/오경선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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