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SSG 랜더스가 홈런 덕을 제대로 봤다. 승부에 균형을 맞추는 한 방과 승부를 결정한 한 방이 나왔다.
SSG는 1일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주말 원정 3연전 둘째 날 경기를 치렀다. 출발은 좋았다.
1회초 선두타자 추신수가 KBO리그 데뷔 후 첫 선두타자 홈런이자 잠실구장에서 처음으로 손맛을 봤다. 그러나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두산은 2회말 장승현이 2타점 적시타를 쳐 2-1로 역전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흐린 하늘 만큼이나 전광판 숫자는 잘 바뀌지 않았다. 8회까지 변함없이 두산의 리드가 유지됐다. SSG 타선은 두산 중간계투진 공략에 힘들어했다.
두산은 9회초 마무리 김강률을 마운드 위에 올렸다. 김강률은 첫 상대한 정의윤을 유격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두산 승리까지 남은 아웃 카운트는 2개가 됐다.
SSG 벤치는 후속타자 김성현 타석에 대타를 내세웠다. 오준혁이 타석에 나왔다. 그는 김강률이 던진 초구 직구(146㎞)를 받아쳤다. 타구는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이 됐고 2-2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SSG는 연장에서 10, 11회초 연달아 2사였지만 만루 상황을 맞았다. 그러나 한 방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12회초 마침내 기다리던 타구가 나왔다.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정현이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했고 이어 이재원이 볼넷을 골라 1, 2루가 됐다. 앞선 11회초 타석서 안타로 타격감을 조율한 박성한은 두산 7번째 투수 박종기가 던진 5구째 직구(139㎞)에 받아쳤다.
배트에 공이 맞는 순간 원정 팬이 자리한 3루쪽 관중석에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잡아당긴 타구는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3점포가 됐다. 리드를 잡은 SSG는 12회말 마운드에 오른 조영우가 1이닝을 잘막고 소속팀 승리를 지켰다.
오준혁과 박성한은 올 시즌 개인 마수걸이 홈런을 쳤고 팀이 가장 필요한 상황에 나온 한 방이 됐다. 김원형 SSG 감독은 두산전이 끝난 뒤 "연장 12회까지 가는 접전에 불펜진이 잘 막아줬고 오준혁이 동점포, 박성한이 결승 3점포를 쳐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 모두 궂은 날씨 속에서 힘든 경기를 치렀다. 마지막까지 하려는 의지와 집중력이 승리 밑거름이 됐다"며 "끝까지 팀과 선수들을 응원해 준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4시간 43분이 걸린 이날 경기 승부를 결정한 홈런을 쏘아올린 박성한은 "마지막 타석에 맞은 기회를 꼭 살리고 싶었다"며 "전 타석까지는 공을 되도록 많이 봤는데 (12회초에는)여기서 끝내야겠다는 생각으로 자신있게 스윙했고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SSG와 두산은 2일 같은 장소에서 이번 3연전 마지막 날 경기를 치른다. 김정빈(SSG)과 유희관(두산)이 각각 선발투수로 예고됐다.
/잠실=류한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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