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쌍용건설이 법정관리를 졸업한 지 불과 6년 만에 위기를 맞이하게 됐다. 쌍용건설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해외비중이 40%를 넘나들 정도로 높은 편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사업에서 대규모 매출채권 손상이 발생한 게 문제였다. 이로 인해 쌍용건설은 100억원대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같은 어닝쇼크가 재무구조와 현금흐름 동반악화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부채비율은 2015년 두바이투자청에 인수된 이래 최고치인 400%대에 진입했다.
◆ 판관비만 100억 '껑충'…해외사업 매출채권 손상 영향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쌍용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4천48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9년(1조4천564억원)과 비교해 소폭 감소한 수준이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111억원)과 비교해 무려 76.3% 하락했다. 순이익은 106억원 적자전환했다.
2018년 이후 2년 만에 또다시 대규모 순손실을 거둔 것이다. 지난해 다른 건설사들이 주택사업 호조 등에 힘입어 코로나19에도 실적선방에 나선 것과는 대조적이다. 쌍용건설의 발목을 잡은 것은 판매비와 관리비였다. 지난해 판관비에서만 전년보다 100억원 증가한 715억원에 이르렀다.
판관비 증가는 주로 해외사업 매출채권 손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쌍용건설의 경우 매출 40% 가까이가 해외매출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일부 현장에서 공사설계 변경 등이 이뤄졌고, 결국 받아야 할 매출채권 손상이 발생했다. 회수불가 판정을 받은 부실채권이 대손상각비 49억원으로 계상됐다.
대손상각비는 외상매출금, 받을어음 등 매출채권을 거래 상대방의 파산과 폐업 등의 이유로 회수가 불가능해질 경우 기존 매출채권을 불량채권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을 뜻한다. 회계원리상 실제 대손이 발생시 매출채권과 대손충당금을 각각 감액시킨 뒤, 이후 대손상각비계정으로 상각한다.
문제는 해외 매출채권 부실화가 현금흐름과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져 경영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영업활동순현금흐름은 2019년 37억원 흑자에서 지난해 56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영업활동을 할수록 적자를 낸다는 의미다.
◆ 재무상태 매년 악화…부채비율, 242%서 418%로 '증가'
재무상태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쌍용건설의 지난해 총차입금은 2019년(658억원) 대비 35% 증가한 888억원을 기록했다. 차입금 중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제외한 순부채 역시 545억원에서 758억원으로 2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이로 인해 이자비용은 매년 40억원에서 지난해 54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단기차입금이 급증, 재무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쌍용건설의 단기차입금의존도는 54.5%에서 80.3%로 증가했다. 이로써 부채비율은 418.5%를 기록했다. 2015년 두바이투자청에 인수된 이래 최고치다. 2016년(242%)→17년(247.7%)→18년(310.3%)→19년(360%)→20년(418.5%)로 매년 증가세다.
이로써 쌍용건설은 지난 2015년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 개선작업) 졸업 이후 또다시 위기에 직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쌍용건설은 글로벌 금융위기 후 부실을 겪다 2015년 워크아웃을 졸업하고 같은 해 국부펀드 두바이투자청(ICD)에 인수되면서 극적으로 기사회생했다.
이후 최대주주의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을 받아 재무구조를 개선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변수를 만나면서 재무구조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이와 관련, 쌍용건설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공사 설계가 변경됐으며 장기매출채권에 대한 손상이 발생했다"며 "현재 회사의 내실을 다지는 과정으로 2년 전부터 본격화한 주택사업에서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으며 발주처와 협상력을 강화해 부실채권에 대해 일부라도 회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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