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SK텔레콤 주가가 인적분할 기대감과 호실적 전망에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종가 기준 이달 처음으로 30만원대에 진입한 데 이어 최근 이틀 연속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증권가에서도 SK텔레콤의 목표주가를 속속 상향 중이다. 일부 증권사는 40만원을 목표가로 제시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K텔레콤은 전일대비 4000원 오른 31만4천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전일 31만5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가로 뛴 데 이어 또 한 번 기록을 쓴 것이다.
이런 사상 최고가 행진의 배경엔 인적분할을 추진하겠단 공시가 기폭제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지난 14일 장 마감 후 주주가치 제고와 성장 가속화를 위해 회사를 SK브로드밴드 등 유무선 통신회사와, SK하이닉스 ADT캡스 11번가 T맵모빌리티 등 반도체 및 뉴 정보통신기술(ICT) 자산을 보유한 지주회사로 재편한다고 밝혔다.
쉽게 말해 SK텔레콤 통신부문(SK브로드밴드 포함)을 존속법인으로 남기고, 중간지주사를 신설법인으로 SK하이닉스와 ICT 계열사들을 담겠단 복안이다. SK텔레콤 측은 "분할존속회사는 유무선 통신 사업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 구독형 마케팅, 데이터센터 등의 영역으로 확장할 것"이라며 "분할신설회사는 반도체를 포함한 글로벌 ICT 전문 투자회사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일각에서 '분할 리스크'로 제기됐던 SK(주)와의 합병설에 대해 "SK(주)와 분할 투자회사를 합병하지 않겠다"고 공식화하면서 주가 하방 요인이 해소됐다는 평가다. 당초 시장에서는 이들의 합병 시 최대주주인 최태원 회장 일가가 보다 많은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지주사인 SK(주)의 가치를 높이고, 합병법인인 SK텔레콤 투자부문 가치를 낮출 것이란 우려가 일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인적분할 과정에서 SK(주)와의 합병에 따른 피해 리스크가 있었지만 경영진 측에서는 이를 일축해 관련 우려가 제거됐다"며 "나아가 SK(주)와 SK텔레콤신설회사 간 합병 가능성은 아예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인적분할 공시 이튿날인 지난 15일 주가는 사상 처음으로 30만원대에 진입했다. 이후 31만원대로 더 뛰어 최근 7거래일 간 상승폭은 이날 장중 최고가 기준 8%에 이르렀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0.11% 오르는 데 그친 것을 감안하면 폭등 수준이다.
이번 1분기 실적이 '깜짝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시장의 관측도 주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 간 국내 증권사가 추정한 SK텔레콤의 1분기 영업이익은 평균 3천468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14.83%나 급증한 수치다.
신은정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1분기 아이폰12와 S21등 5G(5세대 이동통신) 플래그십 모델의 잇따른 출시로 5G 가입자가 증가했고 이동전화 매출도 늘었다"며 "미디어도 티브로드 합병 효과와, IPTV 등으로 성장이 예상돼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양호한 실적이 전망된다"고 짚었다.
오태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적분할과 무관하게 탄탄한 실적을 지속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호재"라며 "1분기 400억원의 일회성 인건비(인센티브) 지출에도 5G 가입자 증가에 따른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 상승, 브랜드 파워를 기반으로 한 5G 누적 점유율 확대로 호실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증권가 목표주가도 상향되는 추세다. SK텔레콤에 대한 증권가 목표가 평균은 이날 기준 34만8천810원으로 이날 장중 최고가 대비 10%가량 높다. 현대차증권은 과감하게 40만원을 목표가로 제시했다. 기존 34만원 대비 무려 17.64% 높인 가격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인적분할을 기반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이 공식화됨에 따라 중간지주사의 반도체와 온라인쇼핑, 모빌리티서비스, 콘텐츠플랫폼 등이 고성장을 통해 주주가치 증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본업의 호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탈통신에서도 압도적 우위를 지킬 SK텔레콤을 통신업종의 최선호주로 제시한다"고 덧붙였다.
/한수연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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