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샤오미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의 공백을 메꾸며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다. LG전자의 빈자리가 생긴 한국 시장 공략에도 드라이브를 거는 가운데 '외산폰의 무덤'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회의적 시각이 대체적이다.
22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샤오미는 올해 1분기 스마트폰 4천900만 대를 출하하며 시장 3위를 기록했다. 점유율은 15%로, 2위인 애플(17%)과의 격차가 2%포인트에 불과하다.
특히 큰 폭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1위인 삼성전자와 2위인 애플은 전년 동기 대비 32%, 44% 성장했지만, 같은 기간 샤오미는 80%의 성장세를 보였다. 중국은 물론 인도, 유럽, 남미, 아프리카 등에서 선전하며 판매를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샤오미는 지난해 서유럽 지역에서 스마트폰 출하량이 57% 늘어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수출이 큰 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내 판매도 52%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샤오미는 국내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꾸준히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렸음에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LG전자의 빈자리를 꿰차기 위해 본격 나서는 모습이다.
샤오미는 지난달 국내 시장에 '가성비'를 앞세운 '레드미노트10' 시리즈를 선보인 바 있다. 레드미노트10 시리즈도 기존 전략과 마찬가지로 성능을 높이고, 가격을 낮춘 '가성비' 폰이다. 특히 상위 모델인 레드미노트10은 30만원대 가격에도 기존 플래그십 모델이 갖춘 1억 화소 카메라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스티븐 왕 샤오미 동아시아 총괄매니저는 지난달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스마트폰과 AIoT 제품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며 "지난해 한국 시장에 맞는 20개 이상의 제품을 출시한 만큼 올해도 채널을 확대하면서 계속해서 샤오미만의 포트폴리오를 풍부하게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글로벌 시장과 달리 국내 시장에서는 점유율을 확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LG전자의 빈자리가 생긴다 할지라도 삼성전자와 애플이 수요를 흡수할 가능성이 높아 다른 외산폰이 시장을 확대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을 제외하고 '외산폰의 무덤'이라고 불릴 정도로 외산폰들은 기를 못 펴고 있다. 특히 중국 스마트폰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 애플, LG전자 등 3개 업체가 나눠 갖는 구도로, 나머지 외산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샤오미가 화웨이의 공백을 빠르게 채워가며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키우고 있지만, 한국 스마트폰 시장은 외산폰, 특히 중국 제품이 흥행하기 어려운 곳"이라며 "판매 대수가 일부 늘 수는 있겠지만, 눈에 띌 정도의 성과가 나기 힘들 것"이라고 봤다.
반면 샤오미가 LG전자의 모바일 철수에 따른 반사이익을 어느 정도 누릴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국내 시장에서 LG전자의 모바일 철수에 따른 수혜를 보는 업체로 삼성전자와 샤오미를 꼽았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샤오미는 글로벌 시장에 새로운 플래그십 제품인 미11 프로와 미11 울트라 모델을 공개하는 등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어 행보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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