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국내 10대 그룹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10대 그룹 중 7곳은 ESG위원회를 설치하거나 기존 위원회를 확대 개편했고, LG·현대중공업 등 두 곳은 올해 상반기 중 설치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환경·사회 분야 가치의 계량화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을 뿐 아니라 ESG와 관련해 경쟁사·이업종 간 동맹 체결에도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4일 '그룹 ESG경영 사례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중 상위(자산총액) 10대 그룹의 ESG 경영 키워드로는 'S.M.A.R.T.'를 제시했다.
'S.M.A.R.T'는 ▲기구설치 구조 가속화(Structuring) ▲국제인증, 글로벌 이니셔티브 가입 등 측정가능수단 확보 주력(Measure) ▲적극적 동맹 체결, 이업종 간 동맹(Alliance) ▲소비자·협력사 관계 중심 프로젝트 추진(Relations) ▲친환경 등 기술개발 및 대규모 투자(Tech) 등을 뜻한다.
전경련에 따르면 국내 10대 그룹들은 환경·사회 분야 가치의 계량화를 위해 적극 노력 중이다. 삼성전자는 2016년 이후 사회·환경지표를 계량화해 발표 중이다.
이 분야에선 SK 그룹도 적극적이다. SK는 사회적가치연구원(CSES)을 설립해 사회적 가치의 화폐화를 추진하고 있고, 바스프·SAP·노바티스 등이 참여하는 VBA(Value Balancing Alliance)의 부회장사이기도 하다.
또 10대 그룹은 환경, 반부패 등 환경·사회 분야의 국내외 인증에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ESG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객관적 척도로 활용되는 장점이 있다.
특히 최근에는 기존의 환경, 안전, 반부패 등 분야의 국제인증인 ISO 뿐만 아니라 탄소중립 관련 글로벌 이니셔티브 참여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RE100 가입이 대표적이다.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선언하는 것으로서 SK그룹 8개사, LG화학 등이 가입했다.
또 탄소공개프로젝트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에도 상당수 기업이 참여 중이다. 삼성은 삼성전자 등 7개사, 현대차 6개사, LG 8개사, SK 3개사, 롯데 2개사 등이 참여해 매년 온실가스배출량 등을 보고하고 있다.
ESG와 관련된 경쟁사 간, 이업종 간 동맹 체결도 이어지고 있다. GS건설과 LG유플러스는 산재예방을 위한 스마트건설 기술 개발에 나섰다. SK텔레콤과 카카오는 ESG 공동 펀드를 조성한다. 이 펀드를 통해 혁신 정보통신기술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등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ESG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롯데중앙연구소와 한솔제지는 카카오 열매 성분이 함유된 친환경 종이포장재인 카카오 판지를 공동 개발한다. 다수 기업이 참여하는 경우도 등장하고 있다. 최근 탄소중립 혁신기술 개발을 목표로 현대차, GS에너지, 한화에너지, 효성중공업 등 10여개사는 에너지 얼라이언스를 체결했다.
공급망 관리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협력회사 리스크 통합관리시스템인 G-SRM(Global Supplier Relationship Management) 등 다양한 IT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또 현대제철은 매년 공급망 ESG 평가를 실시해 노동·인권, 환경·관리, 윤리·준법, 안전·보건 등 잠재적 리스크를 점검 중이다.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ESG 활동도 활발하다. 롯데케미칼은 소비자 대상 페트병 재활용 캠페인인 '프로젝트 루프(LOOP)'를 진행 중이다. 이마트는 소비자들이 환경보호 활동에 일상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에코 리필 스테이션을 설치했다. 소비자들이 용기를 가지고 이마트 매장을 방문하면 세탁세제와 섬유유연제를 본품 가격 대비 35~39% 할인된 가격에 채울 수 있다. 이 밖에도 GS리테일의 무라벨 생수 출시, 세븐일레븐의 라(벨)떼(기)는 말이야' 캠페인, LG생활건강의 그린제품심의협의회 운영 등도 소비자 대상 ESG 경영의 대표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일부 기업들은 친환경 기술 개발 및 대규모 투자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현대모비스는 수소차 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수소연료전지 공장 추가 설립 부지 및 규모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와 SK는 '썩는 플라스틱'을 공동 개발 중이다. 롯데는 롯데케미칼 등 주요 화학 계열사를 중심으로 친환경 제품 생산, 기후변화 대응 등 4대 핵심과제에 약 5조2천억원 규모로 전략적 투자를 확대한다.
포스코 에너지의 플라즈마 기화기를 활용한 대기배출물질 제로 기술도 주목을 받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그린수소 기술 투자를 통한 순환경제 시스템 구축을 추진 중이다.
전경련은 "앞으로도 국내외 기업들의 ESG 경영 사례를 적극 발굴해 기업들에 공유하는 한편 우수사례를 적극 홍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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