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가람 기자] "못다 한 이야기를 곧 시작하겠다"
2D에서 3D로 변한 미니미 위에라는 말풍선이 생겨났다. 익숙한 미니미가 화면 밖으로 걸어 나온다. 3040세대들에게는 익숙하지만 1020세대에겐 낯선 토종 SNS 싸이월드가 부활의 신호탄을 올렸다.
2000년대를 풍미했던 싸이월드가 긴 내홍을 마무리하고 내달부터 정식 서비스를 들어간다. 지난 2019년 10월 서비스 중단 이후 약 16개월 만의 일이다.
◆신설법인 싸이월드Z, 10억원에 싸이월드 인수
2000년대를 풍미했던 싸이월드가 흔들리기 시작한 건 네이버 블로그 및 트위터 서비스 확산이 계기가 됐다.
당시 PC에서 모바일로 전환기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며, 신규 서비스에 자리를 내어주게 된 것. 싸이월드는 당시 이에 대응하기 위해 'C로그', '홈2' 등의 서비스를 내놓았지만, 이용자 유입으론 이어지지 않았다. 중국·베트남 등 해외 진출로 새로운 길을 찾고자 했지만, 이마저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여기에 대체재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떠오르며 싸이월드는 본격적인 쇠락의 길을 걷는다. 그러다 2018년 대대적인 부활을 예고하며 새로운 뉴스 서비스인 '큐'를 오픈하며 마케팅 활동에 돌입했지만 별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다수의 사용자를 확보해야 하는 플랫폼 기반 서비스나, 실질 사용자가 없어 수익 창출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투자금도 모두 소진하고 직원들 임금도 체불됐다. 싸이월드가 서비스를 종료한 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셈이다.
싸이월드 서비스 종료 후 많은 이용자들이 싸이월드에 저장된 사진·동영상 등 자신들의 '추억'이 사라지는 것을 걱정했다. 개인 데이터를 백업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하기도 했다.
추억 속으로 사라지는 싸이월드가 부활한 것은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스카이이앤엠 등 5개 기업이 공동설립한 '싸이월드Z'가 백기사로 나서면서다. 싸이월드Z는 내달 중 싸이월드 서비스를 PC·모바일 버전으로 재개할 방침이다.
◆"부활 위해선 이용자 장기 락인 콘텐츠 필요"
다만 싸이월드 부활을 두고 업계 반응은 미지근하다. 이미 페이스북·인스타그램·트위터 등 글로벌 SNS가 자리잡고 현시점에서 싸이월드의 성공 가능성이 매우 적다는 것. 일부는 올초 반짝인기를 끈 '클럽하우스'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걱정한다.
이용자를 장기간 잡아둘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한데, 싸이월드의 기존 서비스를 살펴봤을 때 현재의 SNS 플랫폼과 별반 차이가 없어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사업에서는 선점 효과가 매우 중요하다"라며 "이미 타 SNS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는 이용자를 뺏어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NS 특성상 개인 뿐 아니라 주변인들 모두가 함께 플랫폼을 바꿔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싸이월드가 2018년 대대적인 서비스 개편에도 다시 어려움을 겪게 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용자를 끌어모을 만한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여야 하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 현재 SNS가 커머스·영상·음성 등 다양한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어서다. 싸이월드 부활이 단기간 추억팔이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
한편 싸이월드는 오는 5월 재개장을 위해 싸이월드 도토리를 게임사 게임머니와 호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싸이월드 도토리는 싸이월드 내 사용이 가능한 사이버 재화다. 미니홈피 배경 및 캐릭터·폰트·스킨·음악 등 미니홈피를 꾸미는 데 쓰인다.
싸이월드와 게임사의 제휴가 성사될 경우 이용자는 도토리를 환불 혹은 제휴 게임사 재화로 교환할 수 있게 된다.
/장가람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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