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리니지'를 벤치마킹한 모바일 게임들이 국내 시장에서 속속 흥행하고 있다. '리니지M', '리니지2M'으로 이어지는 엔씨표 모바일 게임들이 점차 성공을 위한 성공 방정식으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다만 검증된 성공 공식을 쫓는 게임사만 늘어나면서 국내 시장이 '갈라파고스화'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신작 모바일 게임 'DK모바일'이 구글플레이 매출 '톱10'에 진입했다. 지난달 29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지 일주일 만이다.
DK모바일은 PC 온라인 게임 'DK온라인'의 지식재산권(IP)을 바탕으로 한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이를 접한 이용자들은 리니지와 대체로 유사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변신, 마법인형과 같은 주요 수익모델(BM)과 이용자 인터페이스(UI) 등이 리니지M과 흡사하기 때문이다.
DK모바일에 앞서 론칭돼 구글플레이 톱10에 진입한 바 있던 라인게임즈의 '이카루스 이터널' 역시 리니지M과 리니지2M을 벤치마킹했다는 평가를 받는 MMORPG다. 퍼즐 요소 등으로 차별화를 꾀했으나 근간에는 변신 시스템과 펫 뽑기 등 리니지를 답습한 콘텐츠가 자리잡고 있어서다.
이외에도 지난해 서비스를 시작한 웹젠의 'R2모바일' 등 역시 리니지의 게임성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변신, 도감 등 리니지M, 리니지2M에 탑재된 주요 과금 요소를 답습한 콘텐츠들이 갖춰져 있다.
이처럼 국내 MMORPG들이 잇따라 리니지를 답습하는 건 흥행 가능성이 어느 정도 보장되기 때문이다. 리니지M과 리니지2은 론칭 이후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1, 2위를 꾸준히 지키고 있는 장수 흥행작으로, 철저한 약육강식과 힘의 논리를 내세운 게임성에 매료된 이용자들이 지금도 지갑을 열고 있다.
2020년 엔씨소프트가 리니지M, 리니지2M 등으로 벌어들인 모바일 게임 매출만 1조6천784억원으로 이는 전체 매출의 69% 비중을 차지했을 정도다.
매출 1, 2위 게임이 검증한 흥행 공식을 답습하기만 해도 일정 수준의 성공이 보장되는 만큼 게임사 입장에서 모험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게 개발사들의 설명이다. 특히 '빅3'와 같은 대형 업체와 달리 신작 하나가 망하면 회사 근간이 흔들리는 중소 업체일수록 이러한 흐름은 더욱 두드러진다.
한 개발사 관계자는 "신작이 실패하면 회사가 망할 수밖에 없는 만큼 흥행작의 성공 방정식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 일단 수익이 나야 창의적인 게임도 도전할 수 있기 마련"이라며 "새로운 흥행 공식은 규모 있는 게임사들이 시도하고 중소 업체들이 이를 따라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사 리니지만 쏟아지면서 국내 MMORPG 시장이 '갈라파고스화' 되고 있다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판에 박힌 게임들만 연이어 출시되면서 글로벌 시장이 아닌, 내수용 게임만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 이로 인해 다양성이 퇴보되면 향후 산업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거란 우려가 나온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과거 PC 온라인 게임 시절에도 리니지가 성공을 거두자 리니지를 답습한 게임들이 쏟아진 바 있다. 모바일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유사한 게임으로 쏠림 현상이 벌어지면 다양성을 확보할 수 없게 되며, 자칫 새로운 혁신이 나타났을 때 대응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영수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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