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미국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웨스턴 디지털이 각각 일본의 메모리 반도체 업체 키옥시아(구 도시바) 인수 작업에 나서면서 SK하이닉스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의 지분 15% 상의 전환사채(CB)를 가지고 있어서다.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 웨스턴디지털은 각각 키옥시아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베인캐피털과 인수합병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규모는 약 300억 달러(약 33조8천370억원) 정도로, 만약 거래가 성사될 시 올해 봄 후반께 인수 협상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키옥시아는 스마트폰, 컴퓨터 서버 및 기타 장치에 사용되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 칩을 만드는 업체로, 적자 누적으로 어려워진 일본 도시바가 지난 2017년 낸드플래시 사업을 분사해 만들었다. 베인캐피털과 SK하이닉스, 애플, 델, 시게이트, 킹스턴반도체 등이 컨소시엄을 만들어 지분 49.9%를 갖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조7천억원은 펀드로, 1조3천억원은 전환사채(CB)로 투자했다.
지난해 일본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 계획을 추진했으나 보류한 바 있다. 당초 지난해 10월 6일 3천343억 엔(약 3조4천74억원)가량의 주식을 발행해 도쿄 증권거래소에 상장할 계획이었다. 당시 기업가치는 160억 달러였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론이 키옥시아를 인수하면 세계 메모리 업계의 주요 기업이 세 개로 감소한다"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모두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선 키옥시아가 M&A를 성사시키지 못할 경우 올해 말쯤 IPO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이번 일을 두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웨스턴디지털, 키옥시아는 언급을 회피했다. 그러나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과의 M&A가 성사될 경우 현재 시장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를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낸드 플래시 부문의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31.4%), 키옥시아(17.2%), 웨스턴디지털(15.5%), SK하이닉스 마이크(11.7%), 마이크론 테크놀로지(11.5%) 순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의 IPO가 늦어지면서 투자금 회수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안다"면서도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앞두고 키옥시아의 지분 평가 이익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투자를 유지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키옥시아 투자자 그룹의 일원으로서 현재로선 매각 등에 대한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며 "현 투자금을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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