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오비맥주는 최근 투명병에 담긴 '올 뉴 카스(Cass)'를 출시했다. 오비맥주 측은 72시간의 저온 숙성을 통한 품질 안정화로 새로운 카스의 맛을 업그레이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류업계에서는 이번 오비의 투명 맥주병 사용에 우려감을 나타낸다. 통상 맥주병인 갈색병과 초록병 등 유색병을 사용하지 않으면 맥주의 변질 우려가 높아지는 이유 때문이다.
30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최근 오비맥주가 출시한 올 뉴 카스는 이전 갈색병에 담긴 카스와 다른 맥주 '홉'을 사용해 외형은 물론 맛까지 일부 변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투명 맥주병 사용을 위한 홉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맛의 변화로까지 이어졌다.
오비맥주 측도 투명병을 사용하면서 자외선 등으로 인한 맥주의 변질 우려를 막기 위해 기존 제품 대비 빛에 안정적인 '고품질 정제홉'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맥주에 투명병을 사용할 경우 자외선이 강한 여름철 배송과정에서 제품의 변질 우려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은 업계의 정설이다. 맥주는 위스키 등과 달리 보리(맥아), 홉, 효모 등 햇빛에 취약한 천연 원료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맥주병은 전통적으로 유색병을 사용해 왔다.
실제 초창기 맥주는 투명 유리병에 담겨 판매됐었지만, 유통 과정상 햇빛에 장시간 노출돼 변질되는 문제가 잇따라 발생했고, 이후 업계는 갈색병과 초록병 등 유색병을 맥주병으로 사용하고 있다.
오비맥주 측도 투명병을 사용하면서 자외선으로 인한 제품 변질을 막고자 일반 맥주 홉이 아닌 이전과 다른 홉을 사용한다. 또 맥주 산화를 방지하기 위한 산도조절제도 사용하고 있어 제품 품질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산도조절제는 식품으로 사용이 가능한 첨가물이다.
하지만 2019년 환경부가 페트병 재활용 등의 문제로 맥주를 담아 판매하는 유색 페트병 사용을 금지하려다가, 업계의 반발로 맥주 만큼은 유색 페트병 사용을 5년 간 유예한 것만 봐도 맥주와 자외선, 그리고 유색병은 제품 품질 유지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오비맥주가 투명병을 사용하고도 맥주의 맛을 변화시키지 않는 기술에 까지 이르렀다면, 환경을 위해서라도 투명 페트병 도입에 앞장서야 한다. 하지만 오비맥주 측은 투명 페트병 도입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 여름 맥주 배송 과정 중 제품이 변질되는 사례가 한국소비자원 등에 보고 된 바 있기 때문에 올 여름이 오비맥주의 투명병 카스의 검증의 시간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주류 배송시 햇볕에 노출된 트럭으로 옮겨지고, 주점에서도 맥주는 냉장창고가 아닌 외부에 방치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번 여름이 지나야 투명병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비맥주 측은 "병이 바뀐다고 품질에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없다"며 "투명병에서도 카스 특유의 맛을 안정적으로 재현할 수 있게 고품질 정제홉을 사용했고, 오비맥주는 1995년부터 카프리를 판매 중이기 때문에 투명병에 대한 충분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오비맥주 측은 "산도조절제는 투명병 사용 유무와 전혀 관계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태헌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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