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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로 본 건설] ③ 현대건설, 코로나 속 현금흐름 개선…턴어라운드 발판


"재고 줄이고 현금 회수하고"…윤영준 신임사장, 실적 개선 최대 과제로

현대건설 서울 계동사옥 [현대건설]
현대건설 서울 계동사옥 [현대건설]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현대건설이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다소 부진한 실적을 거뒀지만, 오히려 현금흐름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재고자산을 털어내는 등의 현금흐름 개선을 노력한 결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관련 비용을 선반영, 경영 불확실성을 덜고 원가절감 등의 경영 효율화를 이뤄냈다는 평가다.

특히 창사 이래 도시정비사업에서 최대수주를 기록하는 등 수주잔고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해부터 관련 수주가 본격적으로 매출에 반영되는 만큼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가 높다. 오는 25일 주주총회를 거쳐 사령탑에 오르는 윤영준 사장은 수익성 회복이라는 경영 과제를 떠안게 됐다.

◆ 해외사업 비중 높은 탓에 코로나에 직격탄…순이익 반토막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지난 2019년(8천597억원) 대비 36.1% 감소한 5천490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무려 60.3% 줄어든 2천277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1.8% 감소한 16조9천709억원을 기록했다.

더욱이 지난해 4분기에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이 난 899억원, 1천221억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현대건설이 이같이 다소 부진한 실적을 거둔 배경에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직간접 비용을 선반영하면서 보수적으로 회계처리를 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현대건설은 해외현장에서 해양, 도로, 수자원, 플랜트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 해외사업 비중이 전체 매출의 40% 안팎을 차지한다. 상대적으로 높은 해외사업 비중 탓에 코로나19로 인한 악재를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지난해 4분기 두바이 500억원, 카타르 루사일 200억원, 쿠웨이트 LNG터미널 200억원 등 1천억원을 포함해 연간 2천300억원의 손실충당부채를 반영했다. 현대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 등과 함께 이라크 카르빌라 원유정제시설 사업공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코로나19로 공사가 중단, 근로자들이 귀국하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해당 손실충당금을 최대한 환입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4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현재 모든 현장이 정상화된 상태로 발주처와 협상 진행 여부에 따라 보상비용 수령이 가능할 것"이라며 "비용을 선반영했기 때문에 올해는 원가상승요인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현대건설]

◆ 수치에 드러난 현금흐름 개선노력…매출채권·재고자산회전율 개선

현대건설은 코로나19 반영에 따른 수익악화에 대비해 원가절감과 현금흐름 노력에 사활을 걸었다. 주택공사 착공, 현금회수 노력 등의 영향으로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매출채권은 1조5천16억원으로 2019년(1조9천842억원) 대비 24.3% 감소했다.

이에 따라 매출채권회전율은 8.3에서 9.7로 개선됐다. 매출채권은 수익활동을 통해 발생한 채권으로, 자산으로 분류된다. 매출채권회전율은 매출액에서 평균매출채권을 나눈 값으로 매출채권의 현금화 속도를 나타낸다. 매출채권을 회수하는데 기간이 43.3일에서 37.9일로 6일가량 줄어들었다.

재고자산 역시 크게 감소했다. 2019년 1조7천234억원에서 2020년 1조1천254억원으로 34.7% 가량 줄어들었다. 재고자산회전율(매출원가 기준)은 8.21에서 10.92로 개선됐으며 이에 따라 재고자산 보유기간은 43.8일에서 32.9일로 줄었다. 재고자산을 당좌자산으로 바꾸는 속도가 빨라졌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운전자본도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2019년 2조110억원에서 9천525억원으로 52.6% 감소했다. 운전자본은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고 이를 최종 판매해 수금하기 전까지 필요한 금액을 뜻한다. 운전자본 감소는 수금이 빨라졌으며 재고자산을 적게 보유하고 사내 비용이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금흐름 개선에 따른 현금창출력도 강화됐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61.2% 증가한 1조7천30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부채비율은 109.15%에서 104.64%로 5%포인트 가량 감소했다. 순차입금(차입금-현금)은 1조7천82억원 적자에서 3조258억원 적자로 적자폭이 확대, 재무구조도 개선했다.

◆ 윤영준 신임 사장의 최대과제, '실적개선'

현대건설은 지난해 말 윤영준 주택사업본부장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임명했다. 윤 신임 사장은 1987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후 30년 넘게 근무하고 있는 건설 전문가다. 현대건설에서 ▲사업관리실장(상무) ▲공사지원사업부장(전무) ▲주택사업본부장(부사장) 등을 지냈다.

현대건설이 윤 사장을 내정한 배경에는 핵심사업인 주택사업의 경쟁력을 강화,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 사장은 주택사업 브랜드 고급화와 도시정비사업 수주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1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만큼, 올해에는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건설의 신규수주액은 2018년 19조339억원→2019년 24조2천521억원→지난해 27조1천590억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도시정비사업에서는 창사 이래 최대수주 실적인 4조7천40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분양 목표로 3만1천938가구, 현대엔지니어링은 2만54가구 등 총 5만2천여가구를 제시했다. 이같은 수주가 올해부터 매출에 본격 반영되는 데다 주택경기 호조 및 브랜드 파워에 따른 분양 성공 가능성 등에 힘입어 본격적인 실적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에 의한 해외비용 처리가 마무리되면서 추가적인 손실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해외 신규 수주분 초기 공사 매출 지연은 향후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고 지난해 역대 최대 신규수주 실적을 달성하면서 올해부터 매출 및 이익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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