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지난 2월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을 새롭게 이끌게 된 팻 겔싱어 CEO가 온라인을 통한 첫 대외 행보에 나선다. 인텔이 올 초 신임 CEO 취임 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을 것이라고 일찌감치 알린 탓에 업계에선 그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지난 18일 미디어들을 대상으로 보낸 이메일을 통해 "팻 겔싱어 CEO가 오는 24일 오전 6시(한국시각) 전 세계로 송출되는 온라인 라이브 브리핑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겔싱어 CEO가 대외 행보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겔싱어 CEO는 첫 직장인 인텔에서의 30년 근무를 포함해 40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한 베테랑으로, 인텔 역사상 8번째 CEO로 지난 2월 공식 취임했다. 이번 행사에선 올해 사업 전략과 매출 목표, 각종 기술 로드맵, 신제품 계획 등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겔싱어 CEO가 이번 행사에서 인텔의 파운드리 파트너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텔이 지난 1월 22일 열린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이같은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인텔이 겔싱어의 취임을 기점으로 경영 전략 수정에 나서면서 TSMC, 삼성전자 등을 대상으로 일부 제품에 대한 외주에 본격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실제로 밥 스완 전 CEO는 컨퍼런스 콜 당시 "겔싱어 신임 CEO가 정식 취임한 후 최신 CPU(중앙처리장치) 등의 제조를 아웃소싱할 지 결정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겔싱어 CEO도 "오는 2023년에 생산되는 제품 제작에 필요한 7나노미터(nm) 공정을 내부에서 제작하는 한편, 특정 기술과 제품에 대해 외부 파운드리 이용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인텔이 공식적으로 파운드리 활용을 언급한 제품은 7나노 이하 노드를 적용할 가능성이 높은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Xe HPG와 폰테 베키오 일부다. 하지만 어떤 회사에 외주생산을 맡길지에 대해선 아직까지 공개한 적이 없다.
업계에선 향후 인텔이 반도체 자체 생산을 포기할 지를 두고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텔은 그동안 자체 생산 역량을 강화하면서도 독자 생산을 고집했으나, 최근 AMD와 같은 후발 경쟁사에 설계 기술 등이 밀리면서 위기를 겪고 있는 상태다.
이로 인해 작년 말 미국 유명 행동주의 헤지펀드 '서드포인트'는 인텔 주식 10억 달러(약 1조1천억원) 어치를 확보한 이후 인텔 측에 전략적 대안을 모색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또 인텔의 기술력이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에 밀렸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인텔은 자체 생산을 하면서도 일부 외부 파운드리 기업의 도움을 받는 식으로 생산을 '이원화'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또 미국 정부의 '반도체 지원' 조치가 이뤄지는 것에 따라 자체 생산 비중을 조정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텔이 향후 CPU의 20%를 외부에서 위탁생산한다고 가정할 때 그 규모가 43억 달러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사업 규모를 고려하면 전체 반도체 가운데 일부만을 파운드리로 돌린다고 해도 막대한 일감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삼성전자, TSMC 중 특정 기업이 인텔의 반도체 위탁생산 물량을 독점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두 기업은 이미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는 데다 반도체 공급 부족 여파로 파운드리 가동률도 높아진 상태"라며 "기존 고객사 물량을 유지하며 인텔의 물량을 모두 수주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