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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학회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제도는 블록체인의 저승사자"


"스타트업 성장 가로막는 규제로 작용할 것"

 [그래픽=아이뉴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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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가상자산(암호화폐)사업자의 신고제도가 스타트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로 작용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스타트업이 사실상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획득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스타트업을 배려하는 신속한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핀테크학회는 22일 '가상자산사업신고제와 실명확이계좌 요건의 문제점' 토론회를 개최하고 이와 같이 밝혔다.

오는 25일 가상자산사업자의 신고제도가 시행된다. 특정금융거래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가상자산사업자는 법정요건에 따라 신고해야 하고, 신고 없이 사업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가상자산사업에 대해 정부는 범죄세력들의 자금세탁을 막기 위한 보고체계인 특금법에 가상자산사업을 규정한 후 정부에 신고 없이는 가상자산 사업을 하지 못하게 하는 인허가제도를 도입하고, 신고한 가상자산사업자에게는 철저한 보고의무를 부여했다.

한국핀테크학회는 "가상자산의 종류나 그 사업의 규모를 가리지 않고 일률적인 사전규제를 도입한 특금법은 새로운 산업으로서 블록체인 기술과 서비스 발전을 일구어낼 스타트업들에게는 매우 치명적인 금지규제, 막는 규제로 작용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날 발표자로 나선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신고제도의 요건 중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도입한 '정보보호관리체계(ISMS)'와 '실명계좌 개설의무'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구 변호사는 "비금융자산의 거래에 있어서 실명계좌를 요구하는 제도는 우리나라에 유례가 없다"며 "가상자산을 취급하는 사업자라고 해서 실명계좌를 개설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ISMS는 일정한 조직과 인력, 시설 등을 갖추어야 해 스타트업이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명계좌는 은행이 그 개설여부에 대해 전적인 재량을 갖고 있어 이를 법정신고요건으로 규정한 것은 정부의 본질적 심사권한을 민간인인 은행에게 위탁한 것이기에 금융규제의 대원칙에 어긋난다고 구 변호사는 주장했다.

그는 "미래의 디지털경제의 핵심 지급수단이자 자산인 가상자산 관련 기술을 개발할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것은 시급한 과제"라며 "스타트업이 사실상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획득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곧 시행될 특금법 개정법률은 블록체인의 저승사자라고 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스타트업을 배려하는 신속한 개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구 변호사는 "우선 증권적 성질을 가지는 가상자산을 제외하고는 특금법의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방식과 일정 규모 이하의 가상자산에게도 예외를 인정하는 방식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실명확인계좌 발급 가이드라인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형중 한국핀테크학회장은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매뉴얼에 실명 확인 입출금계정을 조건부로 발급받을 수 있게 한 것은 다행지만 여전히 은행들은 발급을 꺼리고 있다"며 "금융기관과 관계당국은 실명확인계좌 발급 가이드라인을 시급히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허재영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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