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포스코건설이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높은 영업실적과 재무구조 및 현금흐름을 개선하는데 성공했다. 3년 만에 신용등급 A+등급을 회복하는 등 체질개선을 성공시킨 한성희 사장은 외연성장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다만, 천문학적인 규모의 국제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데다 부산 엘시티 사업에 대한 수익성 회수, 국내 건설현장 내 안전사고 등의 문제는 경영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건축사업 역대 최고실적에 플랜트부문 턴어라운드…부채비율도 '뚝'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지난 2019년 대비 53.4% 증가한 3천797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48.9% 증가한 2천571억원을 거뒀다. 매출액도 1.9% 증가한 7조7천944억원을 기록했다.
포스코건설이 지난해 실적개선에 성공한 배경에는 전체 매출의 60% 가량을 차지하는 건축사업의 수익성 개선에 있다. 건축사업부문은 21.3% 증가한 3천589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주택사업 호조는 꾸준한 일감확보와 함께 수년 전 확보한 수주물량이 실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플랜트사업부문에서는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포스코건설 플랜트사업은 2019년 638억원 영업적자를 냈지만, 지난해 150억원 흑자를 시현, 재도약을 위한 기반마련에 성공했다. 포스코건설은 포스코 제철소 공사를 수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가스 및 화공 산업플랜트, 자원개발분야에도 진출하고 있다.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포스코건설의 곳간을 가득 채웠다. 이익잉여금은 1조7천65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1조5천559억원)과 비교해 13.5% 증가했다. 잉여금을 납입자본금으로 나눈 사내유보율은 1천349.1%로 전년(1천247.9%)과 비교해 100%포인트 증가했다.
재무구조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포스코건설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113.56%로 전년(122.59%)과 비교해 9.03%포인트 줄었다. 현금에서 차입금을 제외한 순차입금도 줄어들면서 유동성장기부채를 포함한 단기차입금의존도는 70.01%에서 44.96%로 대폭 줄어들었다.
현금흐름도 개선됐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9천9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활동을 통해 지난 1년간 총 9천여억원을 벌어들였다는 의미다. 영업활동을 수행하는데 사용되는 순운전자본도 9천554억원에서 8천675억원으로 개선됐다. 운전자본이 높을수록 유동성 제약에 따른 파산 가능성이 커진다.
무디스 합작법인 기업 신용평가기관인 한국신용평가는 포스코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0(긍정적)에서 A+(안정적)로,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한 단계씩 상향조정했다. 시공능력평가도 6위에서 5위로 한단계 상승했다. 한 사장의 체질개선 경영이 사실상 적중한 셈이다.
◆ 게일과의 분쟁, 여전히 경영 위험요소…소송충당부채, 1년 새 100억 '껑충'
다만 현재 진행 중인 국제 소송 분쟁과 국내에서는 엘시티 사업의 계약수익 회수, 안전사고 등은 경영 리스크로 남아있다. 현재 포스코건설의 계류 중인 소송사건은 총 221건이다. 이는 2019년(254건)과 비교해 소폭 줄었지만, 소송금액은 2조9천170억원에서 3조576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소송가액 기준으로 국내 건설사 중 1위다. 패소에 대비해 쌓아두는 소송충당부채도 껑충 뛰었다. 2019년 298억원에서 390억원으로 1년 사이에 100억원 증가했다. 포스코건설은 현재 미국 부동산개발회사 '게일인터내셔널'과의 2조3천467억원 규모의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앞서 포스코건설은 게일과 합작법인 송도국제도시개발(NSIC)을 설립, 송도국제업무단지 개발에 나섰다. 하지만 2015년 게일과의 분쟁으로 사업이 중단됐고 이후 포스코건설은 NSIC 우발채무 대위변제를 통해 NSIC 지분 70.1%를 확보했다. 이를 외부 투자자에 매각, 외국인 투자자 변경으로 사업을 재개했다.
게일은 거세게 반발했다. 자신의 지분을 외부 투자자에게 헐값에 매각했다며 2019년 국제상업회의소(ICC)에 국제중재를, 뉴욕 남부지방법원에는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올해 중재심리기일이 진행될 전망이다. 성태경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국제 중재소송 특성상 결과를 속단하기 어렵고 판결까지 4~5년 소요될 것으로 보여 중기적인 모니터링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 계약 종료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묶인 엘시티 수익금
부산 엘시티 복합사업 수익성 회수도 골칫거리다. 포스코건설은 부산시 중동1058-2번지 개발사업(엘시티)을 진행했다. 지난해 그나마 책임준공 의무계약 종료에 따른 신용위험 노출 부담에서 벗어났지만, 미청구공사액은 전년(652억원)과 비교해 무려 2배 가까이 증가한 1천269억원을 기록했다.
계약이 종료된 엘시티사업에서 여전히 1천억원의 계약수익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건설사는 보고기간 말 계약활동 진행률을 기준으로 건설계약 수익과 원가를 인식한다. 진행률에 따라 책정된 누적계약수익(미성공사계정잔액)이 진행청구액 잔액보다 클 경우 미청구공사(자산) 계정으로 표시한다.
국내 안전사고도 경영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2017~2019년 사이에 산업재해 사망자가 19명으로 모든 건설사 가운데 가장 많았다. 이 때문에 한성희 사장은 지난달 22일에 진행된 국회 산업재해 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초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벌금 1천만원을 부과받았다. 올해 2월에는 경상북도가 2월1일부터 2개월간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2016년 남양주 내 진접선 복선전철 공사에서 중대재해사건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법원은 포스코건설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상태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부산 엘시티 문제는 계약종료 이후에도 잔여 공사로 인한 계약수익이 회수되지 않은 것으로, 1분기 말에는 대부분 회수될 것으로 본다"며 "브랜드 경쟁력 강화 등 수익성 확대와 안전 및 ESG경영 확대를 통해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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