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지역채널은 풀뿌리 민주주의를 구현한다. 인공지능(AI)아나운서 도입은 LG헬로비전의 디지털전환(DX)을 통한 지역채널과 지역콘텐츠를 보다 가치 있게 만들기 위한 도구다."
최근 '인공지능(AI) 아나운서'를 공개해 주목받은 LG헬로비전 이윤종 보도국 책임은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LG헬로비전 사옥에서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지역채널은 지역 주민의 가장 가까운 조력자이자, 지역 소식을 가치 있게 전달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LG헬로비전은 이달 이지애 아나운서를 AI로 구현,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최초로 AI 아나운서를 카메라 앞에 세웠다.
이지애 아나운서의 발성과 발음, 동작을 딥러닝하고 영상합성 기술로 구현한 LG헬로비전 AI아나운서는 특유의 목소리와 정확한 발음으로 SO뿐만 아니라 미디어 업계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LG헬로비전 AI아나운서는 현재 ▲ 지역 뉴스 코너 ▲ 지역 날씨·생활 정보 프로그램 '날씨와 생활' ▲ 지역 소상공인 가게를 소개하는 '우리 동네 함께 가게' 캠페인 프로그램 등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윤종 책임은 "AI 아나운서 도입은 지난해 편성기획 과정에서 언급됐다"며 "같은 해 7월 지역 생활 정보 프로그램에 김현욱 AI 아나운서를 처음 도입한 이후 이지애 아나운서와 계약하고, 솔루션을 고도화해 더 정교한 AI아나운서를 확대 적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AI아나운서 도입으로 LG헬로비전은 뉴스 제작 소요 시간과 인력투입을 줄일 수 있게 됐다. 당장 기자나 아나운서가 방송할 수 없는 심야 재난방송 대응도 빨라졌다.
그간 기자와 제작진 여럿이 매달려 반나절 동안 2~3분 단신 뉴스를 촬영했다면, 이제는 기자 한 명이 AI아나운서 솔루션에 접속해 이지애 아나운서의 뉴스·생활 정보 목소리 중 하나를 클릭하고, 방송 성격에 맞는 의상을 선택한 후 기사를 입력하면 몇 시간 후 AI아나운서 방송 생성이 완료된다.
LG헬로비전은 날씨 정보 이외 재난별 대피 요령 등 필수 정보 전달에 AI아나운서를 우선 활용하고, 뉴스 특보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개발사 '머니브레인'과 AI 아나운서가 자간과 행간의 이음을 더 자연스럽고 완결성 있게 발음하도록 솔루션을 고도화 중이다.
이 책임은 "구현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있었는데, 이지애 아나운서가 생활 정보를 소개하는 말투와 태도로 AI를 학습시켰더니 심각한 재난 뉴스를 보도하면서 자꾸 AI가 미소를 지었다"며 "이후엔 뉴스 하는 말투, 그리고 자세도 움직이지 않도록 부탁해 AI학습을 진행했더니, 보다 완결성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이지애 아나운서는 AI아나운서를 위해 약 열흘간 하루 다섯 시간 이상씩 뉴스 스크립트를 읽어 AI를 학습시켰다.
AI아나운서를 접한 진짜 아나운서들의 반응도 눈길을 끌었다. 이 책임은 "아나운서들은 신기했다"며 "그러나 뉴스의 내용을 이해하고 표현과 감정을 담아 전달하는 등 진짜 아나운서만이 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AI아나운서는 사람의 보완재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누가 낫냐 견줄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역에서 호응도 즉각적이다. 이를 지역 홍보에 적용하고 싶다는 의뢰도 들어온 상황이다. 이 책임은 "일부 지자체에선 지역 홍보 방송 혹은 프레젠테이션에 활용하고 싶다고 요청해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 지역 뉴스를 보다 가치 있게…규제의 벽은 여전히 높아
LG헬로비전의 AI 아나운서 도입은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지역 채널 디지털전환(DX) 전략 일환이다.
회사는 지난해 빅데이터 분석을 접목해 지역 현안을 그래픽 형태로 알기 쉽게 소개하는 '빅데이터로 보는 지역 이슈' 코너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 초 시각적 자료 기반 뉴스 코너를 확대하고자 상암 스튜디오에 초대형 미디어월을 설치했다.
이 책임은 "지역 채널의 디지털전환은 결국 지역 정보를 더 가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전국에 200개가 넘는 지자체가 있지만, 보도되는 뉴스들은 수도권, 여의도에만 집중돼 있어 지역 주민들은 지역 뉴스에 목말라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채널은 풀뿌리 민주주의를 구현하며 지역을 보다 가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가는 '홍반장' 역할을 자처한다"며 "이에 LG헬로비전이 선보이는 새로운 방식의 뉴스와 디지털전환 노력 또한 지역을 보다 가치 있게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으로 바라봐 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이 책임은 보도국 기획을 맡기 전까지 10여년간 현장을 뛰며 지역 현안을 보도했다. 지역주민이 고통받는 현장을 최초 고발하고 정부, 국회, 기업 등이 나서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지역에 대한 책임감이 두텁게 자리 잡았다.
그는 "김포지역을 취재할 때 인근 마을 지하수가 흙탕물로 변해버린 일이 있었다"며 "50가구 남짓한 마을 주민들은 빨래도 못 하고 고통받는 상황이었는데, 해당 내용을 최초 보도한 이후 김포시가 상수도를 공급해주는 등 후속 대책이 세워지는 과정을 끌어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역 채널은 단순히 화두를 던지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주민, 단체장, 의회 등이 머리를 맞대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장을 만들어주는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책임은 지역채널 기자로, 기획자로서 규제의 벽을 실감할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역 홍보는 지자체와 지역채널이 가장 잘 할 수 있고 수요도 있다"라며 "시대 흐름에 맞게 규제의 벽도 낮아지기를 바라는 마음" 이라고 말했다.
*[인팩] 속 코너 '케이블LIVE'는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의 등장으로 벼랑 끝으로 내몰렸으나,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 지역 사회의 목소리를 듣고 사회의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해 케이블TV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이들을 만나 '지역채널'의 내일을 이야기하는 장이다./송혜리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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