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가람 기자] 구글이 플레이 스토어 수수료 인하를 발표했으나 업계 분위기는 냉랭하다.
반값 수수료 카드로 국회 달래기에 나섰으나 업계는 조삼모사 정책으로 사건의 본질을 훼손하고 있다는 것. 논란의 핵심은 수수료보다는 구글이 우월적 지위를 통해 인앱결제를 강제하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지난 16일 30%의 통행세 부과 추진으로 갑질 비판을 받던 구글이 오는 7월부터 모든 개발사에 '반값 수수료' 정책을 적용하겠다며 한발 뒤로 물러났다. 구글플레이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앱과 실물 재화를 거래하는 앱은 기존과 동일하게 수수료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구글 측은 "기존 수수료 절반인 15%의 수수료를 적용한다는 파격적인 결정을 담고 있다"라며 "구글플레이의 30% 수수료가 사실상 막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이번 반값 수수료 정책을 통해 국내 99%의 앱 개발사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에 대해 업계는 조삼모사 정책으로 인해 본질이 훼손되고 있다며 비판에 나선 형국이다.
김재환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정책국장은 "인앱결제 강제로 게임 외 디지털콘텐츠 등 상위 1%의 매출에 대해서는 30%의 수수료를 고스란히 가져가고, 그 나머지에 대해서도 15%의 수수료를 징수하기 때문에 구글이 무조건 이득 보는 게임"라며 "본질은 인앱결제는 강제가 금지되어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우월적 지위 남용한 인앱결제 강제가 본질"
구글의 대다수의 앱 개발사들의 혜택을 볼 것이란 설명에도 업계에서는 '숫자 놀음'에 불과하다는 반응이다. 구글이 "최초 1백만 달러(한화 약 11억원) 매출에 대해 15% 수수료를 적용하고 초과한 매출에 대해서는 30% 수수료를 적용하겠다"고 단서를 달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매출이 100억원이라면 11억원은 15% 수수료가 적용되나 89억원에 대해선 30%의 수수료를 내야한다. 또한 개발사의 연간 매출을 기준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대형사엔 신 포도다.
업계에선 수수료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 1%의 앱 개발사들에 매출 대부분이 발생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글 인앱결제 강제가 네이버나 카카오 등 대형 앱을 겨냥했다는 추정에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
정미나 코리아스타트포럼 정책실장은 "수수료율 인괄 인하는 초기 진입 중소 스타트업에는 도움이 될만한 결정으로 환영한다"라면서도 "그러나 문제가 되는 인앱결제 방식 강제와 비즈니스 모델이 다른 콘텐츠별로 수수료 징수를 구별해야 하는 점 등의 문제가 남아있어 진전된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전향적 결정 존중, 입법 추진은 계속"
국회는 여당을 중심으로 수수료 인하 결정은 존중하나 인앱결제 대응 및 앱마켓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입법 노력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원욱 국회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하 과방위)은 "구글의 태도 변화를 존중한다"면서도 "우월적 시장지배자로서의 지위에 있는 기업이 그 지위를 이용해 과도한 이익을 챙긴다면, 이것이 곧 불공정이다"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과방위 소속 의원들과 함께 인앱결제 대응 정책 등 앱마켓의 지속적 공정성 확보를 위한 입법 노력을 기울여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글로 인해 국내 생태계가 파괴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수수료 인하가 문제보다는 특정 결제 방식을 강제하는 것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
한준호 의원(더불어민주당)도 "수수료 인하가 근본적 문제 해결은 아니고, 국내 앱 개발사들의 시장 경쟁력 확보와 생태계 조성이 핵심"이며 " "구글 인앱 결제의 가장 큰 문제는 늘어난 수수료만큼 소비자 부담이 느는 것인데, 구글 안에 따르면 중소 앱 개발사도 15%의 수수료를 새롭게 부담해야 해 소비자 피해 전가 우려가 해소됐다고 볼 수 없다"라고 말했다.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 측 관계자 역시 "시장 지배적 지위자로써 특정 결제 방식을 강제한 점이 법 개정을 추진하게 된 근본적인 시작점"이라고 지적했다. 수수료 인하가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해석이다.
이와 달리 야당 측에서는 좀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과방위 야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국민의힘) 측은 "내부에서 검토중"이며 "검토 결과가 나오면 정리해서 발표하겠다"라고 말을 아꼈다.
/장가람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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