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조카 박철완 상무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금호석유화학(박찬구 회장 측)이 박 상무의 주주제안을 반대하는 입장을 냈다.
금호석유화학은 12일 '의결권 대리 행사권유에 관한 의견표명서' 공시를 통해 "박 상무의 제안은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정책과 이사회의 방향성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금호석유화학은 박 상무의 배당 확대안, 사내·외 이사 추천안 등이 모두 비합리적이라고 비판했다.
주총 안건에 상정된 배당안의 경우 박 상무 안이 사측보다 2배 이상 많다. 박 상무측은 배당금을 보통주 주당 1만1천원, 우선주 주당 1만1천50원으로 했고, 사측은 보통주 4천200원(대주주는 4천원), 우선주 4천250원으로 정했다.
금호석유화학은 "회사가 제시하는 배당액은 전기 배당규모와 비교해 180% 증가한 수준"이라며 "미래 투자, 주주들과 약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상무 측 제안은) 배당성향은 71%, 시가배당률은 8% 수준인데 이는 업종 평균을 약 2~4배 상회하는 것으로, 시장의 예측가능성을 중대하게 위협한다"며 "이 금액은 전통적 고배당주인 금융 업종의 배당 기준조차 크게 웃도는 것으로, 도저히 합리적인 규모로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금호석유화학은 "경기 변동에 민감한 석유화학업종의 특성상 언제든 경영환경 악화 등으로 수익이 하락할 수 있기에 경기·실적에 대한 단기적 대응을 지양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해야 한다"며 "박 상무의 제안은 중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호석유화학은 박 상무의 이사 추천안도 반대했다. 특히 박 상무 자신이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된 데 날을 세웠다.
금호석유화학은 "박 상무는 스스로를 사내이사 후보로 제안했는데, 지금까지 임원으로 재직하면서 합리적이고 설득력있는 경영 관련 입장이나 방안을 제시했는지 의문"이라며 "전문적인 경영에 관한 비전을 실행하고 싶다면, 능력이 검증된 유관업종 전문경영인 출신 등을 사내이사 후보로 제안하는 게 보다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외이사의 경우에도 마케팅·컨설팅 분야 경력과 컨설팅·소셜네트워킹 분야 경력이 있는 후보들은 석유화학 업종인 회사에서 전문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회사 측의 검증 절차를 거쳐 추천한 후보자들이 더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박철완 상무 측엔 장인인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이 백기사로 가세했다. 허 회장은 금호석유화학 지분 30억원치를 매입했다. 박 상무 측 지분율은 10.12%에서 10.16%가 됐다. 박찬구 회장 측 지분율은 14.8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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