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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떨어진 전경련 위상…'구인난'에 허창수 회장 결국 '강제연임'


6연임에 정주영 기록 깨고 '최장수' 전경련 회장 등극…"쇄신 필요" 한 목소리

허창수 전경련 회장 [사진=전경련]
허창수 전경련 회장 [사진=전경련]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국내 경제계를 대표하는 주요 단체들이 리더십 교체기를 맞은 가운데 나홀로 '구인난'에 허덕이던 전경련이 마땅한 후임자를 찾지 못해 허창수 회장을 다시 수장으로 내세웠다. 여섯번째 임기를 맞게 된 허 회장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재임 기간(1977~1987년)을 뛰어 넘게 되면서 '최장수 전경련 회장'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전경련은 오는 26일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리는 제60회 정기 총회에서 허창수 현 회장을 제38대 회장으로 추대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전경련 회장의 임기는 2년으로 무제한 연임할 수 있다.

허 회장의 연임으로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경련, 한국무역협회 등 올해 회장 임기가 끝나는 세 경제단체의 차기 수장들이 모두 결정됐다.

이로써 허 회장은 지난 2011년 이후 6회 연속, 12년동안 전경련 회장을 맡게 됐다. 연임 횟수만 5회에 이른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현재 전경련 부회장을 맡고 있는 이들이 후보로 거론됐으나 정작 당사자들은 언급을 꺼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허 회장은 사실상 '강제연임'됐다.

이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한국무역협회가 구자열 LS그룹 회장을 각각 임기 3년의 새로운 리더로 맞이하며 여러모로 조명받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전경련은 "여러 기업인과 재계 원로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지금같이 어려운 상황에서 전경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허창수 회장을 재추대하자는데 의견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허 회장은 여러 가지로 힘든 환경 속에서 전경련을 잘 이끌었고, 국내외적으로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전경련과 민간 경제계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최적임자라는 것이 일치된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전경련은 1961년 삼성그룹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이 일본 게이단렌을 모티브로 국내 대기업들을 모아 만든 민간 경제로,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 구자경 LG 명예회장,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등 당시 대기업 총수들이 역대 사령탑을 맡았다. 이 중 10년 이상 전경련 회장을 맡은 이는 2명으로, 김용완 경방 회장(1964~1966년·1969~1977년)과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1977~1987년)이다.

전경련은 한 때 대표적인 경제 단체이자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명실상부한 재계의 소통 창구였지만,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 후 4대 그룹이 줄줄이 탈퇴하면서 입지가 많이 약화됐다. 당시 전경련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서 K스포츠·미르재단을 위한 기업들의 후원금 모금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적폐'라는 낙인이 찍혔다.

이로 인해 전경련은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의 경제인 초청행사나 경제장관회의 초청 대상 등에서도 배제되는 굴욕을 당했다. 또 현 정부가 대화 파트너로 제대로 인정하지 않아 재계의 소통 창구로 제대로 역할을 못한다는 지적도 이어지면서 적잖은 부담도 갖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경제단체 통합설까지 내놓고 있으나, 전경련 개혁 방향에 대한 회원사들의 의견이 모아져야 하는 데다 개별 경제단체 설립의 근거가 되는 법률도 재정비해야 하는 등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최태원 SK 회장이 선친인 최종현 선대회장이 회장직을 역임한 전경련이 아닌 대한상의행을 택한 것도 전경련의 위상 변화와 무관치 않다"며 "새로운 재계 인사가 수장을 맡은 대한상의와 무협과 달리 전경련은 구인난을 겪다 허 회장의 연임이 결정된 만큼 쇄신 요구가 계속해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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