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삼성전자가 맞춤형 가전 '비스포크'를 내세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비스포크 가전이 1년 반 만에 완전히 자리를 잡으며 실적을 견인하자 영역을 더욱 확대하는 분위기다. 처음 출시하는 정수기도 비스포크 디자인을 적용해 선보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정수기 출시 시기를 두고 막판 저울질을 하고 있다. 당초 계획한 대로 1분기 내에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정수기 제품을 내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냉장고에 탑재된 정수기를 선보인 적은 있지만, 단일 제품으로 출시한 적은 없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CES 2021'에서 비스포크 정수기를 공개하며 1분기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비스포크 정수기는 필터를 싱크대 내부에 설치하는 언더싱크 타입이다. 주방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비스포크 정수기 역시 기존 비스포크 제품과 마찬가지로 '모듈형'이다. 기본 정수 기능에 더해 소비자가 원하는 온수, 냉수 기능 모듈 등을 선택해 구입할 수 있다. 정수·냉수 기능으로 선택해 사용하다가 온수 기능이 필요한 경우 정수기를 교체할 필요 없이 모듈만 추가하면 되는 것이다.
렌털이 아닌 일반 구매 방식으로 소비자가 직접 필터를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편의성 강화에도 신경을 썼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물 사용량 데이터를 자동으로 파악, 필터 사용량이 95%에 도달하면 소비자에게 모바일을 통해 교체 알람을 보낸다. 소비자는 손쉽게 필터를 교체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영역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19년 6월 색상과 구성 등을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비스포크 제품을 처음 선보인 바 있다. 당시 냉장고를 시작으로 식기세척기, 인덕션, 직화오븐, 전자레인지,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제품군을 확대해왔다.
비스포크 가전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더욱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스포크 가전은 첫선을 보인 이후 약 1년 반 만에 100만 대를 돌파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또 지난해 삼성전자는 TV·생활가전 부문에서 4년 만에 LG전자의 실적을 앞질렀는데, 실적 성장에 비스포크 가전이 보탬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브랜드 파워와 마케팅을 내세워 유의미한 성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렌털업계 후발주자인 LG전자도 브랜드 파워 등에 힘입어 기존 렌털업체들을 제치고 업계 2위에 올라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스포크 가전이 워낙 인기를 끌고 있어 정수기 역시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렌털업체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눈에 띄는 성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미 국내 정수기 시장이 포화에 이른 데다 일반 구매보다 렌털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정수기 교체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에 많은 수요를 끌어들이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에 더 힘을 싣지 않을까 싶다"고 봤다.
서민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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