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생명은 지난해 1천77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실적이 전년 대비 43.6% 증가했다. 이는 신한생명의 역대 최대 순이익이다.
◆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 나란히 실적 개선…그룹 내 비중도 대폭 확대
신한생명은 저축성보험의 비중을 낮추고 보장성보험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서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지난해 3분기 서울 을지로 'L타워'를 매각해 490여억원의 차익을 거둔 점도 순이익 확대를 주도했다. 매각차익을 제외하더라도 신한생명은 40억원 가량 순이익이 늘었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보장성 수입보험료가 증가했고 코로나19로 지급보험금이 감소하면서 위험률차손익이 개선됐다"며 "비이자수익이 늘고 L타워 매각에 따른 차익 등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이 지난해 인수한 오렌지라이프도 같은 기간 실적이 개선됐다. 오렌지라이프의 지난해 순이익은 2천793억원으로 전년보다 2.9% 증가했다. 업계 최저 수준의 손해율을 기반으로 양호한 보험영업손익을 거둔 영향으로 분석된다.
반면 주력 계열사인 신한은행은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2조778억원으로 전년대비 10.8% 감소했다. 신한금융투자도 29.9% 감소한 1천54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신한은행과 신한금투의 부진에도 보험 계열사들이 호실적을 거두면서 신한금융의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해 신한금융은 전년 대비 0.3% 증가한 3조4천146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다시 한번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했다.
이로 인해 신한금융 전체에서 보험 부문이 차지하는 당기순이익 비중도 지난 2019년 6%에서 지난해 13%로 대폭 확대됐다. 은행부분은 66%에서 59%로 줄어들었다.
양사가 실적 개선에 성공하면서 통합 이후 전망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앞서 신한금융은 지난해 초 오렌지라이프 잔여지분을 인수하면서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재무적 통합을 마무리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오는 7월 1일 합병하고 통합 생명보험사 '신한라이프'로 재탄생한다.
지난해 말에는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통해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그를 신한라이프의 초대 대표로 내정됐다.
2019년 기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총자산은 각각 35조6천억원, 33조4천억원으로 총 69조원에 이른다. 신한라이프가 출범하면 NH농협생명을 제치고 자산기준 4위의 대형사로 발돋움하게 된다.
신한금융은 통합 이후 양사가 보유한 장점들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한생명은 텔레마케팅(TM)과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오렌지라이프는 보험설계사 중심의 대면 채널에서 차별화된 강점을 가지고 있다.
성대규 사장도 지난달 워크숍에서 "양사의 통합은 '1+1=2'의 단순한 결합이 아니며, 한 발 더 나아가 끊임없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가는 모습이어야 한다"며 시너지 극대화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향후 신한라이프는 신사업 확장 등을 통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그룹 차원의 디지털 전환 전략의 일환으로 헬스케어 서비스 등 신사업을 집중 공략해왔다. 양사는 다음 달 진행될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2차 심사에도 나란히 참여하기로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존 대형사들이 재무안정성과 각종 분쟁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양사의 건전성과 포트폴리오, 영업력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 큰 위협이 될 것"이라며 "신한지주가 신한라이프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경우 생보시장을 재편하는 수준의 변화가 생겨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허재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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