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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중 한 달' 이재용 부회장, 일반 접견 시작…삼성 투자 힘 받나


경영진·가족 면회로 대규모 반도체 투자·상속세 등 각종 현안 해결 나설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조성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조성우 기자]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국정농단 사건'으로 지난달 18일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 받고 재수감된 이재용 부회장이 한 달여 만에 일반인 접견이 가능해지면서 삼성전자의 투자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경쟁사인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세계 1위 대만 TSMC가 올 초 31조 원 투자 계획을 밝히고 일본에 반도체 후공정 개발회사 설립까지 예고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 부회장이 옥중에서 어떤 대책을 내놓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6일 재계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응 지침에 따른 4주간의 격리를 마치고 지난 15일 일반 수용실로 옮겨진 이 부회장은 오는 17일부터 일반인 접견이 가능해진다. 그동안에는 제한된 장소에서 변호인 접견만 가능했고, 유리 칸막이로 막힌 공간에서 마이크를 사용해 짧은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이날부터 일반인 접견 신청을 받아 오는 17일부터 면회를 시작한다. 가장 먼저 면회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이들은 삼성전자 정현호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사장, 이인용 대외협력사장을 비롯해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 대표이사 부회장 등 경영진들이다.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이 부회장은 가장 시급한 반도체 투자를 비롯해 각종 경영 현안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월 4일 평택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에 방문한 이재용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지난 1월 4일 평택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에 방문한 이재용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올해 36조 원의 설비 투자를 예상하고 있는 상태로, 구체적인 투자 계획은 내놓지 않고 있다. TSMC가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는 파운드리 분야에선 11조 원일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지만, TSMC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또 삼성전자는 현재 평택 3라인 착공과 미국 오스틴 반도체 공장 신설 등 대규모 투자 결정을 앞두고 있다. 평택 3라인은 지난해 6월부터 터파기를 시작한 후 현재 본격적인 착공을 앞두고 있다. 투자금액은 3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며 어떠한 설비 라인을 넣을 지 결정을 해야 하는 상태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 증설도 170억 달러(약 18조8천억원)가 투입될 것이란 예측은 나왔으나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현지에선 삼성전자가 이 투자를 전제로 현지 정부에 세제 혜택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삼성전자는 오스틴 외에 애리조나, 뉴욕 등도 투자지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업계에선 여러 후보지가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투자 계획을 확정짓지 못한 것으로 관측했다.

업계 관계자는 "TSMC가 올해 미국, 일본을 포함해 대규모 투자 계획을 공개한 데다 인텔이 일부 반도체에 대한 파운드리 외주를 검토 중인 상황에서 삼성도 더 늦기 전에 추가 투자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며 "이 부회장의 부재로 인해 삼성전자의 투자에 진척이 전혀 없어 보이는 상태에서 일반 접견이 가능해진 만큼 앞으로 신사업과 대규모 투자 결정에 다소 속도가 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 이번 일로 홍라희 여사 등 가족 면회가 시작되면서 고(故) 이건희 회장 재산에 대한 상속 문제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회장의 상속세 납부 기한은 오는 4월까지로, 상속세 규모는 12조 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들은 상속세 조달 방안을 두고 조만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와 경쟁하고 있는 곳들은 과감한 투자와 M&A로 영역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의 1년6개월간 공백으로 신사업과 대규모 투자 결정에 적잖은 차질을 빚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3년 이내에 대규모 M&A를 하겠다고 최근 예고했지만 이 부회장 석방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어 적기에 투자를 놓쳐 도태되진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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