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지난해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에 이어 올해는 LG그룹까지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자투표제를 도입키로 하면서 재계 전반에 전자투표제 확산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SK, 신세계, CJ, 포스코, 현대백화점 등 여러 그룹이 전자투표를 도입했고, 그동안 소극적인 행보를 보였던 롯데그룹도 롯데하이마트에 이어 올해는 롯데제과와 롯데쇼핑에 전자투표제를 도입키로 하며 점차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G그룹 지주사인 ㈜LG는 주주 편의 제고를 위해 전자투표제를 도입한다고 9일 공시했다. ㈜LG 외에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생활건강, LG하우시스, LG유플러스, LG헬로비전, LG상사, 지투알, 실리콘웍스 등 나머지 11개 상장 계열사들도 올해 3월 주주총회부터 모두 전자투표제를 시행한다. 앞서 LG화학과 로보스타는 지난해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LG 관계자는 "비대면 방식으로 주주총회에 참여하고자 하는 주주의 요청을 반영하고, 소액주주들의 주주권 행사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주주친화 경영'의 일환으로 전자투표제를 전면 도입케 됐다"고 설명했다.
전자투표제는 회사가 전자투표시스템에 주주명부, 주주총회 의안 등을 등록하면 주주가 주총에 직접 참석하지 않아도 전자적인 방법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는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확산되고는 있지만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상장회사는 27%에 불과하다.
삼성전자는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 편의를 높이기 위해' 전자투표를 도입했다. 현대차그룹도 지난 2019년 주총에서 3개 상장 계열사에 전자투표를 도입했고, 지난해에는 남은 9개 상장 계열사 전체에 전자투표를 도입했다. 포스코 역시 지난 2019년 4개 계열사에 이어 지난해 전 상장 계열사로 전자투표를 확대했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 대기업 중 최초로 지난 2017년 전자투표를 도입했다.
유통 대기업들도 전자투표제 도입에 적극적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주총부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현대백화점·현대홈쇼핑·현대그린푸드·한섬·현대리바트·현대HCN·에버다임 등 상장 계열사 7곳에 전자투표를 도입했다. CJ 역시 CJ ENM·CJ프레시웨이·스튜디오드래곤 등 3개 상장사에 전자투표를 도입한 데 이어 전체 상장 계열사로 전면 확대했다. 신세계와 오리온, 크라운제과, 삼양홀딩스 등은 지난 2019년부터 전 상장 계열사에 전자투표를 도입해왔다.
롯데도 지난해 롯데하이마트에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올해는 롯데제과와 롯데쇼핑에도 도입키로 했다. 롯데지주, 롯데칠성음료, 롯데케미칼 등 나머지 7개 상장 계열사는 현재 전자투표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전자투표를 도입하면 주주들의 주총 참여가 용이해지고 기업의 주총 관련 업무처리 시간도 단축된다"며 "주주 참여가 늘어나면 의결정족수 확보를 위한 비용도 절감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총 시즌에 많은 기업들이 같은 날에 주총을 개최하면서 여러 기업의 주주일 경우 물리적으로 참여에 제한이 있었지만 전자투표는 이런 문제를 해소해준다"며 "앞으로 기업들이 주주 친화 경영을 위해 노력하면서 전자투표 도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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