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은혁 기자] 9만원을 넘어섰던 KT&G 주가가 코로나19 이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마다 엇갈린 전망으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면서 주가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증권사는 올해 하반기 이후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면세 담배와 홍삼에서 의미 있는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지만 일부 증권사는 국내 흡연율 감소 트렌드와 면세 채널 축소가 지속됨에 따라 실적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G는 지난해 코로나19가 본격화되기 전인 2월 7일 장중 9만3천700원까지 치솟으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같은해 3월 23일 장중 6만3천까지 떨어졌다. 이후 8만원대를 회복했으나 9만원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일 KT&G는 8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초 키움증권과 KB증권은 KT&G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추천한 반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며 신중한 투자를 주문했다. 이들은 각각 6.3%, 9.0% 하향한 10만3천원과 10만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이달 들어 증권사들이 내놓은 목표주가는 최저 10만원에서 최고 13만원까지 다양했다.
KB증권은 KT&G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이유로는 ▲수원 화서 파크푸르지오 1차 완공에 따른 분양수익 급감 ▲국내 흡연율 감소 트렌드 및 면세 채널 축소에 따른 내수 궐련 매출성장률 둔화 등을 꼽았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수원 화서 파크푸르지오 1차 분양수익 인식이 올해 3분기에 만료됨에 따라 영업이익 역성장이 불가피해 보인다"면서 "올해에도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면세 채널에서의 담배와 홍삼 매출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KT&G는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다. KT&G는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이 1조4천824억원으로 전년보다 7.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5조3천16억원으로 6.8%, 순이익은 1조1천731억원으로 13.1% 늘었다.
연 매출이 5조원을 넘은 것은 처음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다. KT&G가 코로나19 여파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은 해외 시장 선전과 부동산 분양사업 덕분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 3년간 KT&G의 부동산 실적이 가파르게 향상된 것은 수원 화서 푸르지오 분양사업 덕분이다.
수원 화서 푸르지오 분양사업은 과거 담배 공장 부지를 개발한 곳이다.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은 수원 화서역 파크푸르지오(2천813가구)와 화서역 푸르지오 브리시엘(1천125가구)이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완판됐다. 대단지에서 나오는 계약금·중도금 등 현금흐름이 KT&G 실적 향상으로 연결됐다.
KT&G 사업 구조는 크게 담배·인삼·부동산·기타(화장품·의약품)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담배가 영업이익의 70∼80%를 차지한다. 여기에 인삼이 15% 안팎을 담당해 왔으나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인삼 부문이 주춤한 사이 부동산이 대형 분양사업에 힘입어 실적을 이끌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KT&G의 올해 주가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지난 5일 케이프투자증권(13만원) 대신증권(12만원) 하이투자증권(11만5천원) 신한금융투자(11만4천원) 등 8곳의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유지했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8년부터 반영되던 수원 화서 부동산 분양 매출 인식 규모가 올해부터 감소하지만 상반기부터 일본 전역으로 릴 하이브리드 판매 도시가 확대될 것"이라며 "올해 신규 진출 국가 수는 지난해 3개국에 비해 3배 이상 늘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류은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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