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한화생명 전국사무금융노조 한화생명보험지부는 'GA(법인보험대리점)자회사 전속채널 강제전환에 따른 고용안정협약체결을 위한 총파업 투쟁'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파업기간은 다음 달 22일까지며, 파업기간 중 모든 조합원은 업무를 중단하고 노조 집행부의 지침에 따르기로 했다.
◆ 한화생명 제판분리 선언에 노조 반발…경고 파업 이후 3주 간 협상에도 결렬
앞서 노조는 지난 5일부터 26일까지 3주 동안 사측과 이견을 좁히기 위한 협상을 진행했지만 최종적으로 결렬되면서 총파업을 결정했다.
한화생명의 노사 갈등은 사측이 제판분리를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한화생명은 오는 4월 판매 전문회사인 한화생명 금융서비스를 설립해 개인영업본부 임직원 1천400여명과 전속설계사 2만여 명을 이동시키는 제판분리를 선언했다.
제판분리란 상품 및 서비스의 제조와 판매 과정 분리를 의미하는 용어로, 기존 전속 보험설계사 조직을 자회사형 GA로 이동시키는 것을 말한다. 보험사들은 저금리와 시장 포화 속에서 영업 경쟁력 강화와 비용절감을 위해 제판분리에 나섰다. 이를 통해 설계사 고용보험 의무화 이슈에도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사측의 제판분리 선언에 노조는 고용 불안 등을 이유로 반발하면서 지난해 12월 31일과 지난 4일, 2일간 비대면 경고파업을 실시했다. 노조는 "회사가 아무런 합의없이 판매 자회사 설립을 결정했다"며 "타회사 전직의 경우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도록 하는 고용안정대책조항을 단체협약으로 보장받는다"고 주장했다.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이 직접 나서면서 경고파업은 일단락됐다. 양측은 TF를 구성해 3주간 영업조직 분리 등 모든 현안에 대해 다시 논의를 진행했다.
◆ 노조 "사측이 고용불안 대책 제시 못해"…사측 "대화로 합의점 찾을 것"
노조는 총파업을 선언하면서 "(협상 과정에서) 전속채널 전체를 일시에 GA로 전환하려는 사측의 결정이 최소한의 안전장치와 검증도 없이 추진 중임을 지적했고, 결과적으로 막대한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했다"며 "(회사가) 이런 지적을 무릅쓰고 물적 분할을 강행하려면 물적 분할이 가져 올 고용불안을 해소할 책임이 있으며, 이것은 단체협약에 의해 보장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측은 협상기간 내내 물적분할 방식의 GA자회사 전속채널 강제전환 방침을 맹목적으로 주장했고, 조합원들의 고용불안을 해소할 책임 있는 대책은 끝내 제시하지 못하면서 협상을 결렬시켰다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노조는 "노동조합의 요구는 단체협약이 보장하는 '분할회사로 안 갈 권리'의 확인이라는 점에서 이를 거부하는 사측의 입장은 단체협약의 부정이다"며 "고용안정협약을 거부하는 모습은 이번 방침의 목표가 구조조정에 불과하다는 점을 분명히 드러낸다"고 말했다.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자 한화생명은 고객 서비스를 지원하는 헬프데스크와 보험설계사의 영업활동을 돕는 업무지원데스크를 본사와 현장에 운영하고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영업의 최일선현장인 지점장들의 참여율이 매우 낮고, 전국의 고객서비스센터가 정상 가동되고 있어 고객서비스 및 FP 영업활동지원업무에 영향이 크지 않다"며 "노조와 원만한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해 계속 대화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 보험설계사들의 노동조합인 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와 한화생명 보험설계사들의 노동조합인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도 노조의 투쟁을 지지하며 사측의 일방적인 제판분리 추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허재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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