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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뚫은 'K-반도체' 작년 실적 날았다…올해도 '청신호'


비대면 수요·스마트폰 증가 등 호재로 호실적 기록…올해 반도체 슈퍼호황 기대 ↑

삼성전자 경기도 화성 반도체 공장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경기도 화성 반도체 공장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반도체 업계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반도체 슈퍼 호황이 끝났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요, 신규 스마트폰 판매 증가 등이 호재로 작용한 덕분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사업에서 연매출 72조8천600억 원, 영업이익 18조8천10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2%, 영업이익은 34.17%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35조9천939억 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같은 실적은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 강세 덕분이다. 특히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언택트 문화 확산으로 인해 PC와 데이터센터의 수요가 높아진 것이 주효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메모리 시장에서 40% 안팎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상태로, 시장 양대축인 데이터센터와 스마트폰 시장이 번갈아가며 호조세를 보였다. 하반기에는 데이터센터 회사들이 재고 조정에 들어가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으나, 주춤했던 스마트폰용 메모리 물량이 늘어나기 시작하며 안정적 출하를 이어나갔다.

다만 가격 하락 지속과 달러 약세, 신규 라인 초기비용 영향으로 4분기에는 이익이 약화됐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 늘어난 18조1천800억 원, 영업이익은 11.59% 증가한 3조8천500억 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 30.51% 줄었다. 반도체는 주로 국내 생산이 많아 해외 공장 생산 비중이 높은 가전·휴대폰 등 세트(완성품)부문에 비해 환율의 영향에 민감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4분기 동안 D램은 스마트폰 판매 회복,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PC 수요 강세, 신규 GPU 출시 등의 영향으로 견조한 수요를 보였다"며 "낸드는 모바일∙소비자용 SSD 등에서 수요가 견조했으나, 서버는 상반기 데이터센터 구매 확대 영향으로 수요가 다소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스템 LSI 사업은 4분기 주요 고객사 스마트폰 출시 등으로 모바일 DDI와 이미지센서 제품 수요가 증가했으나 부정적 환영향으로 실적은 하락했다"며 "다만 첫 5나노 SoC 제품인 '엑시노스 1080'을 출시해 고객 확대 발판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파운드리 사업도 고객사들의 주문이 계속 몰려든 덕분에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첨단 5나노(㎚) 극자외선(EUV) 파운드리 라인을 중심으로 분기마다 역대 최대 매출 기록도 갈아치웠다. 특히 4분기에는 5G 모바일칩, 센서, HPC용 칩 등의 수요가 증가한 덕분에 분기 최대 매출을 경신했으나, 달러 약세 영향으로 실적은 하락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5나노 2세대와 4나노 1세대 모바일 제품 설계를 적기에 완료해 첨단 공정 경쟁력을 입증했다"며 "올해 1분기는 전 공정의 수요가 강세를 보이며 공급 부족 문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탄력적으로 라인을 운영하는 한편, 첨단 공정인 3나노 1∙2세대 개발에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5조 원 넘게 벌어들이며 호실적을 거뒀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요가 늘어나면서 메모리반도체가 필수 부품인 가전 수요가 폭발한 덕분이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연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 늘어난 31조9천4억 원, 영업이익은 84% 증가한 5조126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6%로, 같은 기간 동안 6%포인트나 개선됐다.

특히 4분기에는 가격 하락에 따른 매출 감소와 달러화 약세에도 3분기부터 이어진 모바일 수요 강세에 적극 대응해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7조9천662억 원, 영업이익은 298% 늘어난 9천659억 원을 기록했다. 또 D램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11%,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에 쓰이는 낸드플래시 출하량은 8% 증가했다.

노종원 SK하이닉스 경영지원 담당 부사장(CFO)은 "지난해 글로벌 팬데믹과 무역 갈등의 격화로 메모리 시장은 부진한 흐름을 보였지만, 당사는 D램 10나노급 3세대(1Z나노)와 낸드 128단 등 주력 제품을 안정적으로 양산했다"며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서버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사진=아이뉴스24 DB]

이처럼 지난해 좋은 성적을 거둔 반도체업계는 올해 전망도 밝다. 특히 올해부터 시작될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가 높다. 업계에선 이번 반도체 호황이 2017~2018년을 넘어설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모바일 고객사들의 메모리 반도체 재고 보충이 본격화되면서 공급사들의 재고 수준이 충분히 낮아진 데다 주요 D램 공급사들의 캐파(생산능력)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며 "올해 1분기 초부터 D램 가격 상승이 예상되며, 이는 당초 예상 반등 시점인 1분기 말 대비 2~3개월 앞당겨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체들도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다양한 모바일 신제품 출시와 데이터 센터 및 노트북 수요 확대 등으로 전반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대응해 10나노급(1z나노) D램 비중 확대와 6세대 V낸드 전환 가속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또 세계 최초로 멀티스텝 EUV가 적용된 1a나노 D램과 7세대 V낸드 등 차세대 제품 라인업을 선보이며 시장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파운드리 부문도 올해 1분기까지 공급 부족 문제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삼성전자는 탄력적으로 라인을 운영하고 3나노 1·2세대 등 첨단 공정 개발에도 집중해 차세대 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최영산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자율주행이 이끌 거대한 반도체 사이클이 삼성전자의 메모리·비메모리 모든 부분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SK하이닉스도 올해 D램 시장이 글로벌 기업들의 신규 데이터센터 투자로 서버향 제품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코로나19로 5G 스마트폰 출하량이 늘어 모바일 수요 역시 높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낸드플래시 시장은 모바일 기기의 고용량 제품 채용 증가, SSD 수요 강세와 함께 현재 업계 전반의 높은 재고 수준이 상반기 중 해소되면서 하반기부터 시황이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러한 수요 환경에 적극 대응하고 동시에 전략 제품 매출 비중을 확대하면서 기술 리더십을 강화할 것"이라며 "D램은 고성능 컴퓨팅, 인공지능(AI) 시스템 시장의 성장에 따라 HBM2E 등 고부가 제품 출하 비중을 늘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낸드플래시는 128단 서버향 SSD 고객 인증을 추진하는 등 제품 다각화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기존 제품 대비 생산성이 개선된 D램 10나노급 4세대(1A나노)와 낸드플래시 176단 4D 제품을 연내 생산해 원가 경쟁력을 높여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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