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삼성전자가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1'에 더 똑똑해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100'을 탑재한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 2100의 비중을 높여 주춤했던 AP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12일 '엑시노스 온 2021' 행사를 열고 엑시노스 2100을 공개했다. 삼성전자가 엑시노스 칩과 관련한 행사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엑시노스 2100은 삼성전자가 1년 넘게 고심해 개발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공개 전부터 주목을 받아왔다. 삼성전자가 플래그십 AP 신제품을 내놓는 것은 지난 2019년 10월 엑시노스 990 이후 처음이다.
오는 14일 공개되는 갤럭시S21의 두뇌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S20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에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만큼 갤럭시S21의 흥행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 탑재 비중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역에 따라 전략 스마트폰에 엑시노스와 퀄컴 스냅드래곤을 나눠 탑재하고 있다. 이번 갤럭시S21의 경우 5대 5 비율로 병행 탑재할 전망이다. 지난해 20%에 불과했던 엑시노스의 비중을 대폭 확대하는 것이다.
특히 국내 판매 모델에 엑시노스 2100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20와 갤럭시노트20 모두 국내 출시 제품에 스냅드래곤이 탑재됐는데, 올해 자존심 회복에 나서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 2100을 내세워 모바일AP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스마트폰 AP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12%로 하이실리콘, 애플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1위는 대만 미디어텍(31%), 2위는 퀄컴(31%)이다.
엑시노스 2100은 5나노 극자외선(EUV) 공정으로 생산된다. 최신 모바일AP 설계 기술이 적용돼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이 각각 30%, 40% 이상 향상됐으며, 온디바이스 AI(On-Device AI) 성능도 크게 강화됐다.
최대 2억 화소 이미지까지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ISP(이미지처리장치)도 갖췄다. 최대 6개의 이미지센서를 연결하고, 4개의 이미지센서를 동시에 구동할 수 있으며, 광각·망원 등 다양한 화각의 이미지센서를 통해 입력되는 이미지, 영상을 활용한 다이나믹한 촬영 기능을 지원한다.
또 5G 모뎀이 내장돼 하나의 칩으로 5G 네트워크까지 모두 지원한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에 따라 부품이 차지하는 면적이 줄어 모바일 기기의 설계 편의성이 높아졌다. 이 제품에 내장된 5G 모뎀은 저주파대역(서브-6, Sub-6)은 물론 초고주파대역(밀리미터파, mmWave)까지 주요 주파수를 모두 지원해 다양한 통신 환경에서 폭넓게 사용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엑시노스 2100의 성능이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그간 엑시노스는 스냅드래곤보다 성능이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신제품의 경우 스냅드래곤과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유명 IT팁스터 아이스유니버스에 따르면 엑시노스 2100을 탑재한 갤럭시S21 플러스는 긱벤치 벤치마크에서 싱글 코어 1천108점, 멀티 코어 3천963점을 기록했다. 스냅드래곤 888과 비교했을 때 싱글 코어는 비슷하나 멀티 코어는 우세한 점수다. 스냅드래곤 888은 싱글 코어 1천135점, 멀티 코어 3천794점을 기록했다.
IT 매체 테크어드바이저는 "엑시노스 2100은 스냅드래곤 888의 성능과 맞먹는다"며 "곧 출시되는 갤럭시S21을 통해 두 칩을 직접 비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샘모바일은 "엑시노스 2100은 삼성의 모바일 칩셋 사업부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삼성 엑시노스는 수년 동안 퀄컴의 모바일 SoC보다 뒤처졌다고 인식됐으나, 삼성은 이 공식을 깨기 위해 노력했으며 엑시노스 2100 칩셋이 그 증거가 될 것"이라고 봤다.
서민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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