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2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쌍용차 노동조합에 단체협약 3년 연장과 흑자 전환 전 쟁위행위 중단 각서를 요구했다. 이 같은 조건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지원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 쌍용차 노조, 단체협약 3년으로 늘려라
쌍용차가 11년 만에 다시 법정관리를 신청한 가운데,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는 현재 쌍용차 매각을 위해 잠재적 투자자와 협상중이다.
이 회장은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지만 현재 잠재적 투자자와 신규 투자 유치에 대한 협상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쌍용차 노사와 잠재적 투자자가 협의해 기업의 존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을 만큼의 협상결과를 만들면 이에 대한 사업성 평가 후에 산은이 추가 지원 등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단 이 회장은 사업성 평가와 더불어 노동조합 측에 두가지 선제 조건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단체 협약의 유효기간을 현재 1년에서 3년으로 늘리고, 흑자가 나오기 전까지는 일체의 쟁위행위를 중지한다는 각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이 회장은 "이 두가지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산업은행은 단돈 1원도 지원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이번이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협의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국민연금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반대 의아해
국민연금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해 반대표를 던진 것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지난 6일 국민연금은 주주총회에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한 2조5천억원 유상증자에 대해 반대했다.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실사 없이 인수를 결정했고, 계약 내용이 대한항공에 불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회장은 "이번 인수가 대한항공에 불리하다는 국민연금의 주장이 그렇게 근거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통합은 향후 주주가치 제고에 많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오히려 국민연금의 반대로 인해 의결권 반대의 명분이 퇴색됐다는 판단이다.
그는 "국민연금이 갖고 있는 지분 가치가 많이 사승할 것으로 에상됨에도 반대 의견을 낸 것에 대해 의아하다"며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결정이 합리적으로 이뤄지지에 대한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번 인수가 실사 없이 진행됐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한항공이 동종영업을 하고 있고, 앞서 현대산업개발과 인수 과정을 거치면서 1차로 자료를 정비했기 때문에 상당히 정확성이 있는 자료를 확보했다"고 해명했다.
산은은 지난해 12월 아시아나항공의 3개 노조와 면담을 실시한 바 있다.
이 회장은 "각 노조별 입장이 너무 달라서 쉽게 취합이 되지 않고 노조의 무조건적인 반대 입장도 이해할 수가 없다"며 "고용안정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무엇을 요구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노조에 열심히 설명하고 있으며 각 노조별 입장을 적극적으로 수렴할 계획"이라면서도 "아시아나항공 3개 노조 가입률은 16.9%에 불과하기 때문에 비노조원들의 의견도 듣고 일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
산은은 현재 한진칼의 대한항공 경영에 대해 민간 위원이 참여하는 의결권행사기구 설립 작업을 진행중이다.
각 위원회의 상세 구성은 3월 정기 주총 전까지 확정해 정기 주총에서 완성하고, 사외이사도 임명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의결권 행사 기준을 수립하고 공개하며, 객관성과 전문성을 갖춘 위원회 구성 등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스튜어드십 코드 원칙 중 반영 가능한 부분은 적극 반영하도록 검토 중이다"라고 전했다.
김다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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