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배달 운송수단으로 오토바이만 인정한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생활물류법) 제정으로 배민커넥트와 쿠팡이츠 배달파트너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국토교통부는 "일반인 배달 서비스는 기존대로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다"고 일축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생활물류법으로 인해 배달앱 업계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생활물류법은 오토바이를 활용한 물류 서비스를 제도화한 법으로, 배달대행·퀵서비스 등을 소화물배송업으로 분류하고 인증제를 도입하는 게 골자다.
문제는 생활물류법이 택배와 배달 운송수단으로 화물차와 이륜차만 인정한다는 것. 당초 원안은 택배를 '화물차 등으로 화물을 배송하는 사업'으로, 소화물배송은 '이륜차 등으로 화물을 배송하거나, 정보통신망 등을 활용해 이를 중개하는 사업'으로 정의했으나, 국토교통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운송수단이 각각 화물차와 이륜차로 한정했다.
이에 배달앱 업계에선 도보·자전거·킥보드 등을 활용한 배송 서비스는 법적 근거가 없어 배민커넥트와 쿠팡이츠 배달파트너가 규제 대상에 오를까 한숨짓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택배 드론'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앞서 정부는 2025년까지 택배 드론을 실용화하기로 했으나, 택배 운송수단이 화물차에 한정되면서 법적 근거가 사라졌다.
시민단체 '규제개혁당당하게'는 생활물류법이 제2의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타다와 같은 플랫폼 운송사업자를 제도화하기 위해 여객자동차법을 개정했으나, 결과적으론 타다·차차 등 혁신 모빌리티만 사라졌다는 비판과 맥을 함께한다. 생활물류법 역시 이런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규제개혁당당하게는 "화물업계 입김으로 배민커넥트와 쿠팡이츠 배달파트너는 졸지에 법적 근거가 없는 서비스로 전락했다"라며 "생활물류법은 법률이 허용한 것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금지하는 '포지티브 규제'로 작용해 도보·자전거 등을 이용한 물류 서비스는 불법이라고 금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배민커넥트 규제 없다"…택배 드론 제도화 검토
이같은 우려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지나친 기우라는 판단이다. 소화물배송업 인증제란 이륜차를 활용한 배달 사업자 중 우수 사업자를 인증하는 제도일 뿐, 소화물배송업 자체는 자유롭게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즉, 법 시행과 관계없이 배민커넥트와 쿠팡이츠 배달파트너는 현재처럼 운영 가능하다는 게 국토교통부 입장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배민커넥트와 쿠팡이츠 배달파트너가 불법이 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라며 "현재 도보·자전거 배달은 자유업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이 상태가 그대로 유지돼 사실상 규제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소화물배송업 인증은 오토바이 배송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줄이고, 향후 공제조합을 설립해 라이더의 이륜차 보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라며 "소화물배송업자라고 해서 무조건 인증을 받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국토교통부는 드론 등 새로운 운송수단을 활용한 배송업의 제도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업계 우려는 여전하다. 업계 관계자는 "운송수단을 화물차와 이륜차로만 규정한 것은 사실상 다양한 운송수단으로 배송 이뤄지는 현실을 부정한 조치"라며 "지금은 규제대상이 아니더라도, 앞으로도 규제 대상이 아닐 거라고 장담할 수 없다"고 한탄했다.
윤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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