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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회사는 팔지마"…불붙은 보험 '배타적 사용권' 경쟁


일정기간 독점 판매 권리 확보…빅테크도 뛰어들 전망

하나손해보험 홍보모델이 업계 최초로 개발한 '항암양성자방사선치료비'의 배타적 사용권을 알리는 푯말을 들고 있다. [사진=하나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 홍보모델이 업계 최초로 개발한 '항암양성자방사선치료비'의 배타적 사용권을 알리는 푯말을 들고 있다. [사진=하나손해보험]

11일 생명·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들은 총 25건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생명보험사는 6개 상품에서 6건을, 손해보험사는 13개 상품에서 19건을 부여받았다.

◆ 지난해 생보 6건, 손보 19건 획득…현대해상 7건, 캐롯손보 4건

배타적 사용권은 독창적인 금융 상품을 개발한 금융사에게 해당 상품을 일정기간 독점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제도다. 사용권이 부여된 기간 동안 다른 금융사들은 유사한 상품을 판매할 수 없다.

지난 2001년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가 보험사들의 신상품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했다. 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90점 이상일 경우 6개월, 80점 이상이면 3개월의 독점 판매 기간을 보장한다.

지난해 현대해상은 3개 상품에서 7건의 배타적사용권을 부여받으며 전체 보험사 중에서 1위를 차지했다. '내가지키는내건강보험'이 3건을 인정받았고, '굿앤굿어린이종합보험Q'과 '건강한심혈케어보험'이 각각 2건을 획득했다.

국내 1호 디지털 손보사인 캐롯손해보험이 뒤를 이었다. 캐롯손보는 '스마트ON 펫산책보험', '스마트ON 해외여행보험', '퍼마일 특별약관' 등 3개의 상품에서 배타적 사용권 4건을 부여받았다.

생보사는 삼성생명이 2건, 신한생명,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ABL생명이 각각 1건씩을 획득했다.

생보사의 경우 상품의 종류가 손보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고, 보장 대상도 사람 신체에 한정돼 독창적인 상품 개발이 어려워 비교적 배타적 사용권 획득이 적었다.

가장 최근에는 하나손해보험이 배타적 사용권 획득에 성공했다. 하나손보는 업계 최초로 개발한 '항암양성자방사선치료비'가 독창성과 진보성을 인정받아 지난달 29일 3개월간의 배타적사용권을 부여받았다.

◆ 소액단기 전문 보험사 진입장벽 완화·빅테크 보험 진출에 획득 경쟁 더욱 치열 전망

보험사들은 저금리와 시장포화 등으로 불황에 직면하자 일정기간 독점적인 권리를 부여받을 수 있고, 마케팅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배타적 사용권 획득 경쟁에 나서는 상황이다.

올해는 더욱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소액단기 전문 보험사의 설립 기준이 대폭 완화되면서 특색 있는 미니보험을 취급하는 보험사들이 나타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기업이 보험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향후 독창적 상품 개발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페이는 합리적이고 차별화된 보험상품을 선보이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밖에 최근 업계의 화두인 제판분리가 본격화되면 보험사들은 상품개발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올해 이미 네 건이 심의위원회의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지난달 31일 'KB 희망플러스자녀보험Ⅱ'과 'KB암보험과 건강하게 사는 이야기' 등 2개의 상품의 새로운 위험 담보에 대해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했고, 미래에셋생명도 지난 7일 '다자녀 출산여성 특정암 보험료 할인특약'에 대해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한 상태다.

한화손해보험도 업계 최초로 눈(안와) 특정검사비 등 5종 위험담보를 개발해 지난 8일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했다. 최근 한화손보는 '눈 특정검사비, 눈 특정처치및수술비, 망막특정질환진단비, 각막특정질환진단비, 안구특정상해진단비'를 보장하는 눈 전용보험 '밝은눈 건강보험'을 출시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 시장이 포화상태다 보니 미세한 차이로 차별화를 가져가야 하는 상황이다"며 "일정 기간이라도 독점 판매 기간을 부여받고 이를 알리기 위해 보험사들이 배타적 사용권 획득 경쟁에 나섰다"고 말했다.

허재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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