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와 지속되는 원화 강세 속에서도 4분기 동안 호실적을 기록했다. 역대급 실적을 거둔 3분기보다는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반도체·가전 등 주력 제품의 판매 호조로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5.7% 늘어난 9조 원을 기록했다고 8일 잠정 공시했다. 매출은 1.87% 증가한 61조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와 비교 시 영업이익은 27.13%, 매출은 8.9% 각각 감소한 수치로, 시장 전망치를 다소 밑돌았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61조660억 원, 영업이익 9조3천461억 원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2020년 4분기 확정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잠정 실적은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IFRS)에 의거해 추정한 결과"라며 "아직 결산이 종료되지 않은 가운데 투자자들의 편의를 돕는 차원에서 제공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동안 코로나19에 따른 펜트업(pent up·억눌린) 수요 덕분에 가전사업 매출이 크게 늘어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덕분에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년 만에 10조 원대로 올라섰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6조9천642억 원, 12조3천533억 원이다.
이에 비하면 지난해 4분기 매출은 5조9천642억 원, 영업이익은 3조3천533억 원 줄어들었다. 3분기 대비 4분기 실적 감소의 이유로는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반도체와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세트 수요 감소, 최근 지속되고 있는 원화 강세 등이 꼽힌다. 경쟁사인 애플의 '아이폰12' 출시에 따른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줬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2019년 4분기보단 좋은 실적을 거뒀다. 이는 주요 모바일 부품 수요 회복과 파운드리 주요 고객사의 수주 확대 영향 등에 따라 반도체 사업에서 선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잠정실적에서는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지만 업계에선 4분기 전체 이익의 절반 가량을 반도체 부문에서 올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부문별로는 반도체 부문에서 3조 원 후반에서 4조 원 초반대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관측된다. 전분기 5조5천400억 원에 비해선 낮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1조 원대 초반의 영업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이는 직전 분기 4천700억 원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로, 삼성이 납품하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이 적용된 애플의 '아이폰12' 시리즈의 판매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패널 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에서 적자가 줄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부문은 2조 원 중반대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일부 국가의 봉쇄령(락다운)과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4조5천억 원)에 비해 2조5천억 원가량 줄어든 수치다. 가전을 담당하는 CE부문은 1조 원 초반대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실적 부진, 올해 1분기 실적 저점을 지나가겠지만 D램 가격상승과 비메모리 부문의 수익성이 개선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파운드리 신규 고객 확보, 엑시노스 점유율 상승, D램의 업황 개선이 주가의 추가 상승을 이끌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장유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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