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금호석유화학이 금호아시아나가 내놓은 금호리조트 인수를 추진하면서 금호가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경영권을 놓고 형제의 난을 벌였고 금호석유화학은 2015년 계열분리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후 경영난 속에 지난해 간판 사업인 아시아나항공마저 대한항공에 넘기기로 했고, 이에 앞서 아시아나항공의 손자회사 격인 금호리조트 매각을 추진 중이다. 반면 금호석유화학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호실적을 기록하며 금호리조트 인수전에도 참전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4천670억원으로 2019년 대비 33% 늘었다.
증권가에선 금호석유화학이 지난해 4분기에 분기 사상 최대인 3천억원대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코로나19로 라텍스 위생 장갑 판매가 늘고, 손 소독제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익성이 좋아졌다. 금호석유화학은 장갑 원료가 되는 NB라텍스, 소독제의 원재료인 아세톤을 만들고 있다.
박찬구 회장은 NB라텍스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NB라텍스 설비를 지난해 3분기 기준 연 58만톤으로 늘리는 등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올해 4분기 생산 설비 규모는 연 71만톤에 달할 전망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금호석유화학은 금호리조트 인수전에도 가세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달 금호리조트 매각 예비 입찰에 참여했으며 이르면 이달 본입찰 참여를 저울질 중이다.
예비 입찰에는 금호석유화학 외에도 브이아이금융투자, 화인자산운용, 라인건설의 관계사인 동양이지이노텍, 칸서스자산운용 등이 참여했다.
금호석유화학은 그동안 골프장에 관심을 보여왔지만 금호리조트는 금호아시아나가 내놓은 매물이라는 점에서 금호가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인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금호리조트의 매각가는 5천억원대로 추산되는데 금호석유화학이 현재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천676억원(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인수 여력은 충분하다.
다만 금호아시아나가 금호석유화학과 과거 앙금이 있다는 점, 금호리조트와 금호석유화학의 시너지에 물음표를 다는 시각도 있어 이번 인수전의 향방은 예측하기 어렵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금호석유의 부채비율 50%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 등을 감안하면 금호리조트 인수가 재무적 부담요인은 아니다"라면서도 "배당확대 및 관련사업 투자 등 여타선택지 또한 존재하기에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경영진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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