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시중은행들이 대출 증가세를 잡기 위해 2천만원 초과 대출을 금지하거나 신용대출 접수를 받지 않는 초강수를 뒀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연말까지 2천만원을 초과하는 모든 가계 신용대출을 막는다. 신규로 신청하거나 한도 증액을 요청한 신용대출이 2천만원을 넘어설 경우 승인을 제한한다.
다만 대출 희망일이 내년 1월 4일 이후이거나, 대출 서류 최초 송부일이 지난 21일 이전인 경우는 대출이 가능하다. KB새희망홀씨Ⅱ, KB사잇돌중금리대출, KB행복드림론Ⅱ, KB징검다리론 등 서민금융 지원 대출은 해당 조치와 무관하게 계속해서 신청을 받는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도 자율 규제에 나선 바 있다. 기존 대출과 신규·증액 신청 건의 합산액이 1억원이 넘는 모든 가계 신용대출을 중단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연도 말 급격한 가계대출 증가와 리스크 확대 방지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오는 23일부터 말일까지 영업점에서 취급하는 일부 대출 상품에 대한 신규 접수를 중단한다. 이날까지 접수된 신청 건에 대해선 제한하지 않는다. 신한은행은 지난 15일부터 '쏠편한 직장인 신용대출'의 비대면 신용대출 신청을 받지 않고 있다.
이에 앞서 우리은행은 11일부터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인 '우리 WON하는 직장인대출' 판매를 중단했고, 카카오뱅크는 지난 17일부터 고신용자 직장인 대상 신규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을 막았다.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도 지난 21일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금리를 각각 0.2%포인트 올렸다.
은행들의 이 같은 조치는 예견된 일이었다. 시중은행들은 금융감독원에 연말까지 우대금리 축소·전문직 대상 상품 한도 조절 등을 통해 월 평균 신용대출 증가폭을 2조원 이내로 관리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했다. 자율 규제에도 불구하고 지난 11월 가계대출이 13조6천억원 늘어나는 등 증가세가 잡히지 않자, 더욱 강화한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한 은행이 막으면 다른 은행으로 수요가 몰리니, 그에 맞춰 규제를 더 강화할 수밖에 없다"이라며 "계속해서 대출이 증가하는 가운데, 당국에 제출한 목표치를 맞추려면 보다 강한 방법을 쓸 필요가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조치들은 연말까지만 시행되는 한시적 규제다. 다만 은행들은 내년에도 증가세 관리를 위해 종종 유사한 카드를 꺼낼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년 1월이 되면 풀릴 규제이나, 다시 증가세가 가팔라지면 다시 꺼낼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서상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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