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부산, 대전, 광주 등 각 광역시별로 건설됐거나 건설되고 있는 지방 e스포츠 경기장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각 지자체들이 의욕적으로 e스포츠 상설경기장을 유치했지만, 정작 공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특히 지난달 국내 최대 게임박람회 지스타를 앞두고 개장한 부산 e스포츠 경기장의 상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울산 북구)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e스포츠 상설경기장 부실 공사 문제를 지적한 지 두달여가 지났다"며 "지난달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국정감사 지적에 따른 후속조치안을 가져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정작 지난달 18일 개장한 부산 e스포츠 경기장의 상태에 대해 "아연실색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개관식 당시 부산 경기장 단순히 '준비가 덜 된' 수준이라고 말할 수 없는 상태였다"며 "반 이상 그라인딩된 난간은 안전사고가 우려됐고 일부 화장실에는 세면대조차 없었으며, 공사 중임을 알 수 있는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됐다"고 언급했다.
더욱이 방송장비 세팅도 현장에서 제대로 되지 않아 해당 경기장에서 열린 경기 방송분은 중계차를 이용해 송출됐다. 이 의원은 "부산시가 방송장비 구비는 했지만 방송장비 세팅할 시간이 부족해 한번에 5~600만원이 드는 중계차를 불렀다"며 "지스타컵 경기 중에도 조명이 전광판을 가리고, 일부 게임은 지연현상(렉) 때문에 선수들이 예측 입력을 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처럼 미완인 상태로 개관을 하면서도 정작 VIP 의전 공간은 깔끔하게 정돈해서 완공했다"며 "엉망진창인 경기장 메인 공간과 완벽한 상태의 VIP 의전실이라는 상반된 두 장소를 보니 한숨이 나왔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시설 상당 부분이 갖춰지고 보완됐다고는 하지만 이들이 e스포츠를 대하는 자세는 앞으로도 완공되지 않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부산, 대전, 광주에서 진행되고 있는 e스포츠 경기장 공사가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세 곳 모두 공사가 지연되고 있는 데다가, 장내 방송 시스템보다는 인테리어 등 외관 공사에 신경쓰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부산시는 부랴부랴 게임대상 일정에 맞춰 경기장을 개관했으나 워낙 급하게 공사하느라 여러 가지 문제점이 많았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조만간 완공 예정인 대전과 광주 e스포츠 경기장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그는 "대전은 완공일을 3월 15일로 잡고 있는데 입찰준비 및 제안평가 일정 등을 고려하면 내년 6월 이후에나 개관이 예상된다"며 "만일 대전시가 조기 개관을 강행하면 방송시스템이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계차를 활용한 부산시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비판했다. 광주 경기장의 경우 오는 20일 완공되는데 이곳의 완공 상태에 대한 걱정도 드러냈다.
그는 또 "e스포츠 경기장의 특성상 턴키 방식이 필요한데 대전시는 결국 분리발주를 택했다"며 "대전은 부산의 사례를 따라 분리발주를 했고 부산의 경우 현행법을 근거로 분리발주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는데, 방송시스템 구축은 턴키 발주가 가능하며 방송 장비의 중요도가 높은 e스포츠 경기장 특성상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부산‧광주‧대전, 그리고 새로이 선정될 두 곳까지, 지방 e스포츠 상설경기장 구축사업 과정 전반을 앞으로도 엄중하게 들여다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선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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