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기업들은 내년에 연구개발 투자와 연구원 채용에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대내외 경영환경 악화와 투자환경 불확실성 증가 등 코로나19(신종 코로나) 영향으로 우리나라 기업의 내년도 연구개발(R&D) 투자와 연구인력 채용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회장 구자균, 산기협)는 연구소 보유기업을 대상으로 2021년 연구개발투자와 연구인력 채용 전망(KOITA RSI:R&D Sentiment Index)을 조사한 결과 투자 RSI 91.2, 인력 RSI 91.6으로 나타났다. 내년 기업의 R&D 투자와 연구인력 채용이 올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RSI가 100을 초과하면 연구개발과 연구인력 채용을 해당연도보다 증가한다는 것을, 100 미만이면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100은 해당연도와 같음을 뜻한다.
기업 R&D 투자의 62.5%를 차지하는 대기업의 투자 RSI는 96.2, 인력 RSI는 94.1로 집계됐다. RSI 조사를 시작한 2013년 이후 대기업의 RSI가 10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견기업의 투자와 인력 RSI는 90.9로 대기업보다 더 낮았다. 특히 중소기업의 투자와 인력 RSI는 각각 86.4, 89.8로 올해보다 많이 감소할 것으로 조사돼 기업 규모별로 차이가 컸다.
코로나19 확산이 내년 R&D 투자와 연구인력 채용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물음에 기업의 69.6%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부정적 응답이 대기업 62.4%, 중견기업 68.9%, 중소기업 77.7%로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영향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산업별로는 모든 산업의 투자와 인력 RSI가 100 이하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올해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서비스 분야는 투자 RSI 83.8, 인력 RSI 89.0으로 가장 많이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디지털 전환과 언택트문화 확산 수요가 컸던 정보통신 분야는 투자와 인력 RSI 모두 97.0으로 파악돼 다른 분야보다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R&D 투자 감소가 전망된다고 응답한 기업을 대상으로 감소요인을 조사한 결과 ‘대내외 경영환경 악화(48.9%)’와 ‘투자환경 불확실성 증가(23.2%)’를 주요요인으로 꼽았다.
이어 ‘연구개발 자금 확보 어려움(20.2%)’, ‘연구개발 낮은 성과와 기여도(4.7%)’, ‘CEO의 R&D 전략변경(3.0%)’의 순으로 조사됐다. 연구인력 채용 감소전망 요인으로는 ‘R&D 투자 감소로 인한 채용 불필요(51.0%)’가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부담 증가(22.1%)’, ‘기존-유휴 인력 등 대체 활용(14.8%)’, ‘구조조정으로 인한 인력 감축(10.7%)’, ‘연구원 채용 정부 지원 축소(1.3%)’의 순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 내년 연구개발을 위해 정부가 먼저 지원해야 할 정책에 대해 ‘연구개발세액 공제, 조세납부 유예 등 조세지원(24.1%)’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연구인력 고용안정 자금지원(22.7%) ▲정부 R&D 과제의 양적 확대(20.1%) ▲R&D 과제기획 지원(12.8%) ▲비대면 R&D 인프라 지원(10.2%) ▲R&D 규제 개선(10.1%) 순으로 응답했다.
마창환 산기협 상임부회장은 “세계 경제의 L자형 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어려울 때일수록 지속적 R&D만이 경제회복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기업의 R&D 투자 의지가 꺾이지 않도록 정부는 세제 지원, 인력지원 등 R&D 투자를 유인하려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온라인 설문조사 형태로 진행됐다. 지난 11월 19~25일까지 실시했다. 3개 기업 유형, 9개 산업 분야로 추출한 표본기업 500개를 대상으로 했으며 95% 신뢰수준에 허용오차 ±5.0% 이내이다.
세종=정종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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