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면세산업이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중대하고 어려운 시기이다. 모든 회원사와 힘을 합쳐 동주공제(同舟共濟)의 마음으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해 나가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한국면세점협회 회장에 오른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의 취임 일성이다.
이 대표는 최근 롯데그룹의 대대적인 '세대교체' 칼바람을 넘어서며 신동빈 회장의 재신임을 받았다. 롯데면세점이 지난 3분기 적자 폭을 줄이며 선방한 실적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롯데면세점의 3분기 매출 8천453억 원, 영업손실 11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6% 줄었으나 직전 분기보다는 45% 증가했다. 영업 손실 역시 큰 폭으로 개선돼 손실액이 직전 분기보다 110억 원 줄어들었다.
롯데면세점은 임대료 감면 정책 본격 적용과 원가 등 수익선 개선 노력을 통한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나며 4분기에도 매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오는 19일 취임 2년을 맞는 그의 발걸음은 무겁다. 코로나19로 인한 입국 제한 조치, 외국인 관광수 감소의 여파로 롯데면세점을 넘어 업계가 매출 절벽에 내몰려 있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면세업계가 3분기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는 듯했으나, 다시 실적이 내려앉았다. 특히 11월 이후 코로나가 재확산되면서 실적 회복 기대감을 키우던 면세업계 분위기는 찬물을 끼얹은 모습이다.
실제 한국면세점협회가 공개한 지난 10월 국내 면세 매출은 1조3천894억 원으로 전년 같은달(2조1천873억 원)대비 36.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월(1조4천841억 원)과 비교해선 6.4% 감소했다.
올 4월부터 매달 전월 대비로 소폭 증가했던 국내 면세 매출은 6개월 만인 다시 감소했다. 코로나 여파로 올 4월 국내 면세 매출이 9천867억 원까지 떨어진 이후 매월 전월대비 증가세를 보이다 6개월 만인 10월 다시 매출이 떨어진 것이다.
면세업계는 코로나 확산세로 국가 간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향후 면세 매출이 더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는 면세사업자가 재난으로 영업에 막대한 피해를 본 경우 특허수수료를 깎아주는 내용의 '특허수수료 감면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어서며 한시름 놓게 됐다. 당장 내년부터 면세업계는 코로나19 충격을 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특허수수료 감면 법안의 국회 통과를 환영하면서도, 시한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제3자 반송'의 추가 연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제3자 반송이란 국내 면세업체가 세관 신고를 마치면 면세물품을 해외로 보낼 수 있는 재고 소진 제도다.
여기에 항공업계가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무착륙 비행 상품을 내놓으면서 면세점 업계가 다소 회복세로 접어들 수 있다는 청신호도 켜졌다. 면세업계는 생기를 잃은 산업에 활기를 불어넣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내국인 매출이 얼어붙어 어려움을 겪던 면세점 업계는 크게 환영한다"며 "중국 보따리상 의존도가 높았는데 이번 무착륙 비행에 대한 허용으로 시내 면세점도 내국인 판매 판로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항과 면세점에 활기를 불어넣는 역할은 해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국내 소비자들이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화장품과 주류, 담배 재고를 소진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4분기에도 매출 증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임대료 감면 정책이 본격적으로 적용되고 원가 등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 노력을 통한 비용 절감 효과 또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는 "다시 국내외 고객들에게 면세 쇼핑의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날을 고대하며 면세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연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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