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지난 2일을 시작으로 각 계열사별 사장단 및 임원 인사를 마무리 지은 삼성전자가 이르면 이번주께 글로벌 전략회의를 통해 내년 경영 구상에 나선다.
매년 6월과 12월에 열리는 이 회의는 국내 주요 경영진과 해외 법인장 등 임원 400여 명이 한 자리에 모여 부문별 업황을 점검하고 경영전략을 확정하는 삼성의 대표적 브레인스토밍 행사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오는 14일, 늦어도 18일쯤부터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해 내년도 사업 계획과 경영 현안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연말에 열리는 글로벌 전략회의에선 국내외 임원급들이 한 자리에 모여 부문별 상황을 점검한 후 내년 신규 사업 계획 등을 공유한다. 통상 다음해 회사를 이끌 임원들의 선임이 끝난 후 해외 법인장도 귀국해 진행되지만, 올해는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그 동안 참석하지 않았던 만큼, 올해도 불참할 가능성이 높다. 회의는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부회장과 김현석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 고동진 IT·모바일(IM)부문 사장 등 각 부문장이 주재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조직개편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로, 글로벌 전략회의 세부 일정은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도 "다음주쯤에는 할 수도 있을 듯 하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는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지속에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진행되는 만큼,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요 화두는 반도체 산업 위기 극복 방안과 인공지능(AI), 5세대 이동통신(5G) 등 미래 핵심 성장분야의 중장기 전략 마련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부문은 메모리, 시스템LSI,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디스플레이 등 사업부별 시장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지난해 4월 발표한 '2030년 시스템 반도체 글로벌 1위' 목표에 대한 중간점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내년도 D램·낸드 생산 및 수급 전략 등과 함께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강화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에 따른 낸드플래시 시장 대응 전략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가전 부문은 프리미엄 TV 판매 확대 방안과 주력 제품으로 떠오른 비스포크 시리즈의 라인업과 해외 판매 확대 전략, 의류관리기 등 신가전 제품의 점유율 확대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또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 'CES 2021' 참가 진행 상황도 점검할 것으로 관측된다.
모바일 부문에선 중국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 속에 코로나19에 따른 시장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지를 두고 전략 구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내년 1월 출시될 예정인 '갤럭시S21'을 비롯한 폴더블폰, 플립폰, 롤러블폰 출시 계획 등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이 부회장이 인공지능(AI) 사업을 직접 챙기며 최근 투자를 아끼고 있지 않는 만큼, 이 사업을 키우기 위한 전략 마련에도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지난해 삼성전자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이 부회장은 "앞으로 50년, 우리의 기술로 더 건강하고 행복한 미래를 만들자"고 말하며 AI를 포함한 미래 기술 역량 확보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 바 있다.
또 이 부회장은 지난해 7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나 AI 사업에 대한 전폭적인 육성 방안을 논의했으며, 현재 서울과 실리콘밸리·뉴욕(미국), 케임브리지(영국)를 비롯해 7곳에 AI연구센터도 설립했다. 더불어 AI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승현준(세바스찬 승)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를 삼성리서치 소장으로 끌어들이는 등 능력 있는 외부 인재 영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IT기업에 비해 AI 사업이 다소 뒤쳐져있다"며 "이 부회장이 AI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삼성이 AI 사업을 제2의 메모리 반도체로 키울 수 있을 지 기대된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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