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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격차' 전략 잇는 삼성전자, 차세대 V 낸드에 '더블 스택' 적용


256단 적층까지 가능, 삼성전자가 '유일'…2030년 133조 투자 계획 재확인

 [사진=아이뉴스24 DB]
[사진=아이뉴스24 DB]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가 차세대 낸드플래시와 D램에서 차별화한 기술로 반도체 시장에서의 초격차 전략을 유지할 것이란 포부를 밝혔다. 특히 차세대 V낸드(vertical NAND)에 '더블 스택' 기술을 도입해 256단 적층까지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기술력을 한층 더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열린 '삼성전자 투자자 포럼 2020'에서 7세대 낸드플래시가 더블 스택 기술로 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그 동안 회로에 전류가 흐르는 구멍을 한 번에 뚫는 '싱글 스택' 기술을 적용해왔지만, 단수가 늘어남에 따라 이를 두 번에 나눠 찍는 더블 스택을 사용하기로 했다. 최신 낸드 제조에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삼성전자만 상용화한 기술로, 기존 대비 공정 수 증가로 단가가 최소 10%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29일 진행된 3분기 실적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도 "7세대 V낸드에 더블 스택 기술을 처음 적용할 예정"이라며 "싱글 스택에서 쌓았던 업계 선도의 셀 에칭 기술을 최대한 적용해 지속적인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나선 것은 최근 메모리 업계에서 낸드플래시 적층(단)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낸드플래시는 저장 공간을 아파트처럼 세로로 쌓아 올린 칩으로, 적층 수를 높이면서 칩의 높이는 낮추는 기술이 핵심이다.

앞서 세계 3위 메모리 제조업체인 미국 마이크론은 최근 '5세대 3D 낸드'라고 이름을 붙인 176단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업계 최초로 양산해 이달부터 고객사에 출하를 시작했다. 5세대 3D 낸드는 기존 96단 낸드보다 적층 수를 40% 증가시켜 다이(Die) 크기를 30% 줄이고, 쓰기 및 읽기 시간 지연도 35% 감소시켰다. 원 데이터(Raw data) 전송률도 33% 향상됐다.

SK하이닉스도 176단 4차원(4D) 낸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생산 시점은 미정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10조3천100억 원에 낸드 사업 부문을 인수한 인텔의 144단 낸드로 신제품 출시 공백을 메울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더블 스택'을 최초로 적용한 차세대 낸드플래시인 7세대 V낸드를 평택 사업장 P2 생산라인 등에서 내년부터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은 7세대 낸드의 단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마케팅팀 전무는 "같은 더블 스택이라 해도 타사와는 확실한 차이점이 있다"며 "지금까지 삼성이 구현한 낸드플래시의 높이는 경쟁사 대비 낮아 기술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또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수요가 스마트폰 5G 전환과 서버 SSD 수요로 오는 2024년까지 약 30∼35% 규모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D램은 모바일과 서버를 중심으로 15∼20%의 연평균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관측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1대당 D램 평균 탑재량은 2019년에 4GB를 상회하기 시작했고, PC 1대당 D램 평균 탑재량 8GB의 절반 수준"이라며 "2025년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5G 비중이 10억 대를 상회하면 스마트폰 1대당 D램 평균 탑재량은 8GB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또 삼성전자는 올해 10나노급 3세대(1z) D램에 EUV 공정을 세계 최초로 적용하면서 EUV 기반 차세대 D램 양산 능력을 끌어올렸다. 이는 퀀텀(Quantum) TF팀이 전담하고 있다.

한 전무는 "코로나19 여파가 디지털 전환을 가속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를 높였다"며 "D램에선 차별화된 극자외선(EUV) 기술을 적극 활용해 첨단 공정을 선도하며 시장의 높은 수요에 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의 D램 부문은 지난 3년간 이익이 대만 TSMC의 동기간 이익보다 46% 많고 TSMC의 최고이익률은 삼성 D램의 최저 이익률과 비슷하다"며 "D램 사업은 삼성전자 전체 매출의 15%가 안 되지만 시가총액은 TSMC 가 21% 더 많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삼성전자는 메모리 사업의 극심한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피하기 힘들어 다른 사업이 성장해 이를 완화시킬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시장에선 그 중심에 파운드리 사업이 있다고 진단했다. 또 메모리가 양산에서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파운드리가 불특정한 문제점을 개선하며 공정 기술력을 개선할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포럼에서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사업에 133조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것이란 계획도 재차 강조했다. 시스템 반도체는 크게 설계 회사인 팹리스와 이를 위탁생산하는 파운드리로 나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계도 하면서 생산도 하는 몇 안되는 업체 중 하나다.

또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3나노부터 적용되는 GAA(Gate All Around) 단계의 MBCFET 기술과 함께 차별화를 더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FET·Gate All Around Field Effect Transistor)'나 'MBCFET(Multi Bridge Channel FET)'은 반도체를 구성하는 셀(Cell) 중에서 전류의 흐름을 조절하는 트랜지스터의 게이트 구조를 의미한다.

황 연구원은 "향후에는 웨이퍼 단에서 다이(die)를 서로 연결하고 적층하는 기술이 강조될 것"이라며 "이는 메모리와 로직을 동시에 하고 있는 삼성에게 유리한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포럼에서 카메라 이미지 센서의 핵심 기술인 '아이소셀'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아이소셀은 '격리하다 (isolate)'와 '세포 (cell)'의 뜻이 합쳐진 단어로, 이미지 센서를 구성하는 픽셀과 픽셀 사이에 절연부를 형성해 픽셀로 들어온 빛이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하는 기술이다.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 LSI 센서 사업팀 부사장은 "아이소셀은 1억 화소가 넘는 모바일 이미지 센서를 만드는 데 기반이 됐다"며 "앞으로 아이소셀 이후에도 ToF (Time of Flight), DVS (Dynamic Vision Sensing), SWIR (Short Wave Infrared)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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