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GS건설이 지분 교통정리에 나섰다.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이 조카이자 허창수 GS건설 회장의 장남인 허윤홍 사장에게 350억원 규모 GS건설 주식을 증여한 데 이어 허창수 회장은 GS건설 지분 일부를 개인회사 남촌재단에 증여했다.
그동안 GS건설 지분 매입에 나섰던 허윤홍 사장은 허정수 회장의 지분까지 확보하게 되면서 GS건설 내 지분순위는 12위에서 6위로 껑충 뛰었다. 허윤홍 사장이 남촌재단의 지원까지 힘입어 안정적인 지분을 바탕으로 4세 경영 신호탄을 올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허윤홍 사장은 최근 허정수 회장의 GS건설 주식 110만9천180주를 증여받았다. 증여 단가는 3만1천750원으로 허윤홍 사장이 증여받은 지분가치는 총 352억1천646만5천원이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증여액이 30억원을 초과할 경우 최고세율인 50%가 적용된다. 여기에 최대주주 보유주식은 할증률이 20% 붙는다. 증여세 세액공제 혜택 5%를 추가로 고려하면 증여세는 대략 193억원에 달한다. 증여세 과세대상은 수증자가 원칙이지만, 증여자도 연대납부 의무가 발생한다.
이번 증여를 통해 허윤홍 사장은 GS건설 주식 144만9천798주를 보유하게 되면서 보유 지분율은 0.43%에서 1.81%로 확대됐다. 그동안 허 사장은 GS건설 주식을 꾸준히 매입해왔다. 지난 1월 의결권 있는 GS건설 보통주 7만700주를 사들인 데 이어 지난달에도 7만8천300주를 장내매수했다. 총 40억원 어치다.
이로써 허윤홍 사장의 GS건설 내 지분순위는 올해 12위에서 6위로 껑충 뛰었다. 업계에서는 허 사장의 계속된 지분 매입 배경에는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GS그룹은 회장들이 조카들에게 주식을 증여하는 등의 방식으로 경영 승계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허창수 회장, 개인회사 남촌재단에 연일 수증…왜
동시에 허창수 회장은 지난 23일 GS건설 보통주 3만300주(총 9억6천만원 규모)를 개인회사 남촌재단에 증여했다. 이로써 남촌재단은 GS건설 지분 1.5%를 확보하게 됐다. 이같은 움직임 역시 허윤홍 사장으로의 경영권 전환 작업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행법에 따르면 공익법인은 내국법인 의결권 주식 5%까지 증여세 없이 받을 수 있다. 재계에서는 공익재단이 5% 이하의 계열사 지분을 마음대로 사고팔며 총수 일가의 그룹 지배력을 확대하거나 경영권 승계에 악용돼 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물론 허창수 회장은 지난 2007년 남촌재단 창립 당시 "사재를 500억원까지 출연해 공익재단인 남촌재단에 기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허 회장은 지난 2006년부터 지금까지 총 12번에 걸쳐 남촌재단에 GS건설 지분 1.5%를 기부했다.
하지만 허창수 회장이 남촌재단에 기부한 액수가 이미 목표액을 넘어선 600억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허창수 회장이 남촌재단에 GS건설 지분을 최대치(5%)까지 넘겨 세금 부담을 줄이고 향후 남촌재단을 통해 허윤홍 사장의 든든한 '우군' 역할을 맡기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허윤홍 사장은 지난해 말 정기인사에서 신사업부문 대표로 승진한 뒤 경영 전면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추진했고 올해 초 폴란드 모듈형 목조 주택 업체 단우드와 영국 철골 업체 엘리먼츠 인수도 완료했다.
허윤홍 사장은 벌써부터 괄목할 만한 실적을 내고 있다. 실제로 올해 신사업부문의 3분기 매출은 1천86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와 비교해 무려 112% 성장했다. 신규수주는 2천710억 원을 기록, 향후 사업 본격화에 따라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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