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패블릿(폰과 태블릿의 합성어) 스마트폰 시대를 열었던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단종 여부를 두고 무성한 소문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힌 적이 없지만 업계에선 폴더블 스마트폰 라인인 '갤럭시Z'가 조만간 갤럭시노트를 대체할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29일 외신과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9월을 목표로 '갤럭시노트20'의 후속 모델인 '갤럭시노트21' 출시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대화면'과 'S펜'을 무기로 매년 1천만 대 가량 판매되는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효자 제품이다.
IT 전문 매체 폰아레나는 "내년 9월에 '갤럭시노트21'은 분명히 출시될 것"이라며 "6월쯤 '갤럭시Z폴드3'와 함께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종사자이자 유명 IT팁스터(정보 유출자)인 로스 영(Ross Young) 역시 트위터를 통해 "새로운 갤럭시노트가 내년 9월 공개될 것"이라며 "단종은 2021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한 또 다른 트위터리안의 내용을 게시하며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었다.
삼성전자도 일단 '갤럭시노트21'이 내년에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업계에선 '갤럭시S' 시리즈와의 차별성 부족 문제를 제기하며 단종설을 기정사실화 하는 모습이다. 또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의 새로운 폼팩터로 꼽히는 폴더블폰이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판매 확대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전자가 애매한 위치에 놓인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선보이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갤럭시노트'의 차별점으로 꼽히는 대화면은 '갤럭시Z폴드' 시리즈에, S펜은 '갤럭시S' 시리즈로 대체되는 분위기다. 업계에선 내년 1월 출시로 예상되는 '갤럭시S21' 시리즈의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S21 울트라'에 S펜이 탑재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고 있다. 최근에는 '갤럭시Z폴드3'에도 S펜을 지원할 것이란 의견도 제기된 상태다.
또 '갤럭시S' 시리즈가 이미 '갤럭시노트20'보다 더 큰 화면으로 나오고 있는 것도 '갤럭시노트'의 설 자리를 잃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올해 8월 출시된 '갤럭시노트20'의 일반형은 6.7형, 울트라 모델은 6.9형으로, 올 상반기 출시된 '갤럭시S20' 울트라 모델이 6.9형, 플러스 모델이 6.7형인 것을 감안하면 화면의 차별성은 이미 사라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 나올 폴더블폰에 S펜이 탑재될 경우 노트 시리즈의 미출시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노트 시리즈가 초하이엔드 지위를 폴더블폰에 내주면서 포지셔닝(위치)이 애매해졌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가 내년에 폴더블 스마트폰을 '갤럭시노트'와 비슷한 규모로 출하할 것이란 전망도 단종설을 부추기고 있다. 업계에선 내년 삼성의 폴더블 패널 생산량이 1천300만 대로, 올해 '갤럭시노트' 시리즈 패널 생산량(약 1천200만 대)에 맞먹을 것으로 관측했다. 또 폴더블 제품을 '갤럭시Z' 시리즈로 통합시키고, 내년에 '갤럭시Z플립3',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폴드FE' 등을 잇따라 출시하며 노트의 빈자리를 채워갈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도 폴더블폰이 향후 노트 시리즈를 대체할 것이란 업계의 관측에 크게 부정하진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플래그십 포트폴리오는 기술 발전과 고객 니즈에 맞춰서 최적화하고 있다"며 "폴더블의 경우도 여러 상황을 종합해서 운영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하며 폴더블폰으로 노트 시리즈를 대체할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이 같은 분위기 탓에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당장 내년부터 '갤럭시노트'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IT 개발자 전문 매체인 XDA디벨로퍼의 맥스웨인바흐는 트위터를 통해 삼성전자가 내년에 갤럭시노트를 제외한 ▲갤럭시S21 시리즈(갤럭시S21, 갤럭시S21+, 갤럭시S21 울트라) ▲갤럭시S21 팬에디션(FE) ▲갤럭시Z플립3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폴드 FE 등을 출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명 IT 트위터리안인 아이스 유니버스도 트위터를 통해 "현재 갤럭시노트21 개발에 대한 어떤 정보도 나온 게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통상 삼성전자가 주력 스마트폰 기기를 출시하기 1년 전부터 제품 개발을 계획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종설에 힘이 실리는 주장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바로 단종시키기에는 부담이 큰 상태다. 상반기 '갤럭시S' 시리즈, 하반기 폴더블폰인 '갤럭시Z'를 중심으로 스마트폰 사업을 끌고 나가기엔 폴더블폰의 수요가 아직까지 '갤럭시노트'를 대체할 수준이 아니어서다. 또 '갤럭시노트'만큼 마니아층을 탄탄하게 쌓아갈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이에 갤럭시노트의 운명은 '갤럭시Z폴드'에 S펜을 탑재할 기술력과 '갤럭시Z폴드'의 판매량 추이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약 100만 대 출하된 폴더블폰은 오는 2025년 그 규모가 1억 대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시장 전망치와 달리 코로나19 여파로 판매량 속도는 더딘 편이다. 올해 출시된 '갤럭시Z폴드2'의 경우 양산 수준이 300만 대로, '갤럭시노트' 시리즈(1천만 대)에 한참 못 미친다. 일단 삼성전자는 올해 폴더블폰 판매 목표를 600만 대, 내년 2천만 대로 잡아놓은 상태다. 또 내년께 등장하는 롤러블폰도 판매 변수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노트 시리즈의 '은퇴'는 폴더블폰이 얼마나 빨리 대중화 되느냐에 달렸다"며 "다만 노트가 삼성전자 스마트폰 라인업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하면 단박에 정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이 내년 상반기에 '갤럭시S21'의 판매 추이를 보고 나서 '갤럭시노트' 출시 여부를 결정할 것 같다"며 "폴더블폰이 수량으로는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따라잡기 어렵겠지만 영업이익 측면에선 대체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장유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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