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한화가 친환경 에너지 시장을 선도하도록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동관 사장은 지난 9월 전략부문 대표로 승진하면서 한화의 미래 먹거리인 태양광,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의 사령탑이 됐다. 한화는 친환경 에너시 사업에 부담 요인이 되는 사업은 팔고, 태양광 관련 회사를 인수하는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태양광 사업에 리스크가 될 수 있는 분산탄 사업을 매각하고, 유럽에 발전소를 짓는 등 태양광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한화는 분산탄 사업을 분사한 데 이어, 아예 이를 직원들에게 매각키로 했다. 분할 신설회사인 '코리아디펜스인더스트리(KDI)'에 대한 보유 지분을 우리사주조합에 넘겨 종업원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이 매각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중요시하는 김동관 사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분산탄은 300개의 자탄을 쏟아내 축구장 3개 넓이 면적을 일시에 초토화하는 무기다. 넓은 지역에 퍼져 민간인들에게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커서 비윤리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아울러 김동관 사장 주도 하에 한화가 박차를 가하고 있는 유럽 태양광 시장 공략에도 분산탄 사업이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 유럽 연기금들은 분산탄 업체에 투자 하지 않는다.
김 사장의 승진 후 첫 공식 행보도 '친환경' 기업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되는 '플라워 버킷 챌린지'였다.
플라워 버킷 챌린지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화훼 농가를 돕자는 취지로 지난 2월부터 각계 각층 인사들이 펼쳐온 공익 캠페인이다. 김 사장은 서울 시청 내 휴게 공간에 벽면을 꽃으로 장식한 '친환경 플라워 아트월' 조성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 캠페인에 참여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가 태양광 사업 등으로 재무적인 성과를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액션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김동관 사장의 행보도 이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한화는 유럽에서 태양광 발전소를 짓고, 소프트웨어 회사 인수 소식을 발표하는 등 태양광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의 한화큐셀은 지난 8월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결합한 태양광 발전소를 포르투갈에 짓는다는 소식을 발표했다. 한화솔루션은 같은달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그로윙에너지 랩스(GELI·젤리)도 인수했다. 한화솔루션의 첫 인수·합병(M&A) 사례다.
한화솔루션은 젤리 인수를 통해 태양광 셀, 모듈 중심의 제조 기업에서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AI) 등 소프트웨어적 기술까지 활용 가능한 '미래형 에너지 사업자'로 진화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2010년 미국에서 설립된 젤리는 데이터 분석 기술을 통해 상업용 태양광 발전 설비와 ESS를 제어하는 관리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김 사장은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사업 재편과 미래 사업 발굴을 위해 힘써 왔다"며 "미래 경쟁력 확보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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