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건설업계에서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이사의 미래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한 혜안이 눈길을 끈다.
도시정비사업시장에서 수주물량이 늘어나자, 곧바로 충당부채를 쌓는가하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높은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창출 능력을 키웠다.
자연스레 단기차입금의존도도 떨어뜨려 재무구조개선의 기반을 다졌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현대건설에 따르면 박동욱 대표가 미래 불확실성 제거를 위한 행보가 가속화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하자보수 충당부채다. 현대건설의 올해 3분기 하자보수 충당부채가 지난해와 비교해 소폭 증가했다. 하자보수 충당부채는 아파트 입주 후 발생할 하자에 대해 보수비용이 청구될 것을 예상, 미리 부채로 설정해 둔 자금이다. 올해 주택수주가 늘어난 만큼 하자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대건설의 하자보수 충당부채는 총 4천62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4천375억원)와 비교해 245억원 증가한 수치다. 통상 주택 공급물량이 증가하고 하자분쟁 건수가 많을수록 하자보수 충당부채도 동시에 증가한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도시정비사업에서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위를 기록한 현대건설은 올해에도 4조4천500억 원 규모의 도시정비사업 시공권을 따내면서 도시정비사업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서울 신용산북측2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3천37억원)을 시작으로 ▲부산 범천1-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4천160억원) ▲서울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1조7천378억원) ▲제주 이도주공 2,3단지 재건축사업(2천930억원) ▲대구 명륜지구 재개발사업(3천227억원) 등 대규모 수주를 따오는데 성공했다.
하자보수 충당부채는 재무구조상 부채계정에 포함되는 만큼 기업의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수주 물량이 많아지면서 향후 하자분쟁이 많아질 가능성이 커진 만큼 기업의 브랜드 신뢰 구축을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아울러 현대건설이 올해 높은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미래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한 성격도 짙다. 현대건설은 올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을 크게 개선해 3분기 1조2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활동을 통해 1조원 넘는 현금을 창출했다는 의미다. 이는 지난해 말(3910억원)과 비교해 무려 2.5배다.
이로 인해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2조5천860억원에서 올해 3분기 3조6천억원으로 증가했다. 해당 실탄을 바탕으로 재무구조를 개선, 단기차입금의존도는 32.37%에서 24.2%로 대폭 낮췄으며 이잉익여금은 1천억원을 적립했다. 영업 활동을 수행하는 데 사용되는 자금인 순운전자본도 낮췄다.
다만 현대건설이 진행 중인 하자소송이 다른 건설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이 하자 소송(20억원 이상)에 피소된 건수만 총 9건으로 소송가액은 358억원이다. 올해는 창원감계힐스테이트1차 입주민들이 40억원의 하자보수 관련 청구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업계가 하자보수 충당부채를 설정하는 것은 향후 분쟁에 대비하고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현대건설은 올해 대대적인 수주 실적을 거둔 만큼 프리미엄 브랜드 유지를 위해 충당부채 설정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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