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패션업계에서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맞수' LF와 한섬이 사뭇 다른 미래 전략을 취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사업다각화를 통해 '현재'를 취한 LF와 미래 가능성을 염두에 둔 온라인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한섬의 미래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F의 올 3분기 매출은 3천908억 원, 영업이익은 166억 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6% 줄겠지만, 영업이익은 261% 증가한 수치다.
앞서 LF는 2분기 매출 4천220억 원, 영업이익 336억 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4.3% 늘어난 수치다.
LF의 이 같은 '지속 성장'은 자회사로 두고 있는 코람코자산신탁의 대활약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코람코자산신탁은 지난 상반기 자기자본투자와 SK네트웍스 주유소 딜 등을 수행하며 LF의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당시 코람코자산신탁의 영업이익은 LF 전체 영업이익의 83%에 달하는 387억 원에 달했다.
LF는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온라인 생활플랫폼'으로의 진화를 꿈꾸고 있다. 구본걸 LF 대표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LF는 극심한 내수 침체 상황에서 온라인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을 것"이라며 "패션 기업을 넘어 IT 종합생활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LF는 자사몰 'LF몰'을 기반으로 다방면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단순히 패션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리빙, 뷰티, 가전, 가구에 걸쳐 총 6천여 개의 브랜드를 판매한다.
특히 지난해 인수한 '모노링크'를 통한 식품 사업도 최근 언택트 문화 확산 속 지속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에 LF푸드를 포함한 LF의 전체 식품 관련 매출은 지난해 약 2천500억 원으로 확장됐다. 이는 전년 대비 30%가량 늘어난 규모다.
향후 LF는 코람코자산신탁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이어감과 함께, 안양 창고를 냉장·냉동 물류 창고로 개발해 신사업 기회를 확대해 경쟁사에 비해 '초격차 시너지'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LF 관계자는 "LF는 패션 회사를 넘어 종합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코람코자산신탁, LF몰, 식품 사업 등의 시너지를 이뤄 불황에 흔들리지 않는 회사로 자리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한섬은 온라인에 집중해 패션 사업을 키워나가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한섬은 지난 3분기 매출 2천612억 원, 영업이익 226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5%, 6.6% 줄어들었다.
하지만 한섬의 온라인 강화 전략은 적중했다. 더한섬닷컴, H패션몰 등 한섬의 온라인 채널 매출은 지난해 1천500억 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2천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5년 론칭 첫 해 6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5년 사이 20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한섬은 VIP 등급을 세분화하며 고객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최상위 100명을 위한 '더 스타' 등급을 추가하고, 이들 고객을 위한 특화 서비스를 내놨다. 또 VIP 고객이 주문한 상품의 신속하고 정확한 배송 처리를 위해 배송 프로세스도 개선했다.
그 결과 이들 VIP 고객으로부터의 지난 3분기 주문 건수는 1분기 대비 27% 늘었으며, 올해 9월까지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8% 늘어나며 지난해 총 매출을 9개월만에 넘어섰다. 회원 수 또한 같은 기간 112% 증가했다.
한섬은 장기적 차원에서 뷰티 사업으로의 진출도 도모하고 있다. 모그룹 현대백화점그룹은 올초 기능성 화장품 기업 클린젠코스메슈티칼을 인수한 데 이어 SK바이오랜드 지분도 매입했다. 한섬은 클린젠코스메슈티칼의 기술을 활용해 내년 초 신규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를 내놓을 방침이다.
업계는 LF가 공격적 사업다각화를 통해 지금의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완성한 것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더 큰 미래를 도모하는 한섬의 전략에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몰 활성화를 통한 고객 '록인 효과'의 시너지가 이베이코리아, 쿠팡 등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의 사례를 통해 증명된 만큼 폭발적인 성장세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평이다.
업계 관계자는 "LF의 사업 다각화는 최근 실적을 통해 옳은 선택이었다는 것을 증명받고 있으며, 한섬은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의 과거를 보는 것과 같은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현재는 LF가 시장 변화에 보다 잘 대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섬이 훗날 더 큰 성장을 기록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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