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올해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 매출액이 1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넷플릭스 독주 체제인 국내 OTT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콘텐츠를 넘어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는 진단도 나온다.
노동환 웨이브 팀장은 5일 '2020 광주 에이스페어'에서 진행된 '글로벌 OTT 산업 및 시장 전망'에서 "지난 9월 국내 이용자의 넷플릭스 카드 결제 금액이 500억원에 육박했다"며 "1년에 넷플릭스 혼자 6천억원의 매출을 내는 셈인데, 여기에 국내 사업자 매출을 더하면 올해 OTT 시장 매출은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웨이브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국내 OTT 시장의 40%를 차지한다. 이는 2,3위 사업자의 합산 점유율보다 높은 수치다. 여기에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에 쿠팡까지 OTT 시장 진입을 준비 중이어서 내년부턴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에 웨이브는 2023년까지 콘텐츠에 3천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올해에만 600억원을 투자한 상황이다.
노 팀장은 토종 OTT 서비스가 넷플릭스에 대항하려면 콘텐츠 강화에 더해 데이터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넷플릭스는 콘텐츠 순위를 발표하는데, 이는 시청량이나 횟수 기준이 아니라 그 나라에서 가장 많이 볼 것 같은 콘텐츠를 데이터로 만들어 발표하는 것"이라며 "넷플릭스는 콘텐츠에 대한 투자와 동시에 데이터를 치밀하게 제공하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웨이브도 추천 등 데이터 기반 콘텐츠 제공을 위해 고도화된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곽동균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박사 역시 국내 OTT 산업 위기 요인으로 '데이터 주권'을 짚었다.
그는 "국내 OTT 사업자는 규모도 작고 역량도 부족하다"며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의 데이터 독과점은 글로벌 이슈인데, 국내 기업보다 우리 국민들을 더 잘 파악한 ICT 거대기업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OTT 전성시대, 콘텐츠 중심 정책 필요
이날 행사에선 국내 OTT 시장 성장을 위해 콘텐츠 중심으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기존에 TV·영화관에서 보던 콘텐츠를 OTT로 소비하는 등 사실상 매체 구분이 사라진 만큼, 플랫폼보단 콘텐츠에 중심을 두고 진흥 전략을 짜야 한다는 설명이다.
송진 한국콘텐츠진흥원 박사는 "새로운 플랫폼에 기반해 영상 콘텐츠 산업을 성장시키려면 기존 미디어 법제와는 다른 형태의 접근이 필요하다"며 "방송·영화 등 매체 기반이 아니라 '기획-제작-배급-제공' 등 콘텐츠 가치사슬 별로 사업자를 정의하고 지원하면 콘텐츠와 플랫폼이 동반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송 박사는 IP(지식재산권) 중요성이 확대되는 만큼, 콘텐츠 기획을 진흥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영상 콘텐츠가 발전하려면 웹툰·웹소설 등 다양한 장르와 함께 성장해야 한다"며 "이런 차원에서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분석과 이용자의 콘텐츠 이용 습관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조연설을 맡은 고삼석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OTT 플랫폼과 콘텐츠 산업의 동반 발전이 가능하도록 정책을 설계하고, 지상파방송을 비롯한 국내 콘텐츠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자체 혁신을 통해 국내 콘텐츠 시장을 지키고 성장시킬 수 있도록 관련 정책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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