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롯데그룹의 연말 정기 사장단 및 고위임원 인사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1월 신격호 총괄회장의 별세 이후 첫 인사라는 점에서 '홀로서기' 박차를 가하는 종착지에 '사장단 인사'가 화룡점정을 찍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신 회장이 부친으로부터 경영권을 넘겨받은 것은 4년여 전이지만 그동안 형제간 경영권 분쟁과 재판 등으로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었던 만큼 이번 정기인사는 온전히 그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사실상 첫 인사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일각에선 이번 인사가 신 회장이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첫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까지 사장단 등 고위급 인사는 신 총괄회장의 재가 없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에 정통한 인사는 5일 "'뉴 롯데'의 최종 목적지는 예정된 사장단 등 고위급 인사"라며 "지난 8월 깜짝 인사를 거치면서 광폭의 물갈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인사권 행사에서 '신 회장의 홀로서기 의지'를 보여주는 행보로 읽힌다는 것.
이 때문에 올해는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그룹 내부에서도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12월 정기 인사 시즌에 실시될 가능성도 있지만, 사장단 인사 시기는 이달 초로 조기 단행설에 무게감이 실린다.
롯데는 통상 10월 말 진행되던 임원 600명에 대한 최근 3년 치 인사 평가를 한 달 정도 앞당겨 추석 전인 9월 말 신청받았다. 신 회장이 내부 임원 평가에 대해 검토한 후 조만간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다.
롯데에 따르면 그동안 주요 임원 인사는 신 총괄회장이 최종 결정했다. 신 회장이 인사안을 마련했어도 신 총괄회장이 부정적 견해를 보이면 무산되는 사례가 있었다.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진정한 '원리더'로 자리매김하면서 올해 인사에서 자신의 뜻을 충분히 드러낼 것"이라며 "올해 롯데그룹 인사를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 롯데그룹 내·외부적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인적 쇄신 전망이 나온다.
앞서 롯데쇼핑이 백화점·마트·슈퍼·e커머스·롭스 등 5개 사업부를 총괄하는 헤드쿼터(본부) 기획전략본부장으로 외국계 컨설팅 회사 출신 정경운 본부장을 기용한 것을 향후 임원 인사의 예고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첫 외부 인사 기용을 통해 롯데그룹 '순혈주의'를 깬 만큼 향후 인사에서도 쇄신에 나서는 방향을 점치는 분석이다. 지난 8월 인사로 세간을 놀라게 했던 만큼 위기의식이 크다는 방증이다.
롯데그룹은 코로나19로 사업의 양대 축인 유통과 화학 부문 모두 직격탄을 맞았다. 3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그룹 내부를 추스르는 일이 시급하다"며 "쇄신 인사로 위기를 타개하려는 시도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연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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