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가 3분기에 3조원이 넘는 충당금을 반영하고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발표했다. 충당금이 아니었다면 충당금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막대한 비용을 감수하면서도 실적방어에 성공하고, 고객신뢰는 덤으로 얻은 만큼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는 더욱 높아진다.
현대차는 26일 3분기 연결 기준 실적으로 매출액 27조5천758억원, 영업손실 3천138억원, 당기순손실 1천88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판매는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지난 2분기 대비 주요 국가들의 봉쇄 조치 완화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세를 이어가 감소했다"며 "영업이익은 3분기 엔진 관련 충당금이 큰 규모로 반영돼 적자전환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엔진 관련 충당금은 선제적인 고객 보호와 함께 미래에 발생 가능한 품질 비용 상승분을 고려해 최대한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해 반영했다"며 "해당 품질 비용을 제외하면 3분기 영업이익은 기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대규모 충당금을 반영하고도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이날 기아차는 3분기 실적이 매출액 16조3천218억원, 영업이익 1천953억원, 당기순이익 1천33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기아차 관계자는 3분기 실적과 관련해 "주요 국가들의 봉쇄 조치 완화에도 여전히 코로나19 영향이 이어져 전체 판매는 감소했으나,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가 증가하며 주요 지역에서 점유율 확대를 기록했다"며 "대규모 품질비용이 발생했지만 상품성을 인정받은 고수익 신 차종 및 RV 판매 비중 확대와 고정비 축소를 위한 전사적 노력으로 영업이익 감소를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엔진 관련 충당금은 선제적인 고객 보호와 함께 미래에 발생 가능한 품질비용 상승분을 고려해 보수적으로 반영했던 만큼, 해당 비용을 제외하면 3분기 영업이익은 구조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시장의 기대치를 상회하는 수준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기아차는 3분기에 3조4천억원의 충당금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2조1천300억원, 기아차가 1조2천600억원이다. 현대기아차의 충당금 반영은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세타2 GDi 엔진 리콜 사태를 확실히 털고 가기 위한 조치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충당금으로 2037년까지의 품질 관련 리스크를 털어냈다.
일각에서는 현대기아차가 대규모 충당금 반영으로 3분기에 조단위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내놨지만 기대 이상의 실적을 기록하면서 향후 전망도 밝게 하고 있다.
현대차는 코로나19 여파로 신흥 시장 판매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차 및 SUV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한 믹스 개선 ▲지역별 판매 정상화 방안 추진 등을 통해 점유율 확대와 수익성 방어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한 현대차는 향후 반복적인 품질 이슈를 단절하기 위해 전사 차원의 개선 방안을 수립하는 동시에 시장에서의 품질 문제를 조기에 감지해 개선 방안을 개발 단계에서부터 적용할 수 있도록 업무 체계를 개선할 방침이다.
기아차는 안정적인 재고를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신차 판매에 집중하고 지역별 맞춤 전략을 통한 질적 판매 역량을 강화해 수익성을 지속 개선시켜 나갈 계획이다. 특히 ▲최근 주요 신차들의 출시가 집중되는 '골든 사이클' 진입 ▲RV 등 고수익 차종 비중을 크게 높인 제품 믹스 개선 ▲판매 단가 인상 및 인센티브 하향 등을 통해 구조적인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제품 믹스를 통한 지속적인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며 "과거 가성비를 중시했다면 이제는 당당히 브랜드로 제 가격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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