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서민지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부고 소식에 장례식장을 향한 정·재계 인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재계를 이끌고 있는 총수들의 조문 여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5대 그룹 총수 중 가장 먼저 빈소에 모습을 드러낸 인물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다. 정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50분경 이 회장 빈소가 마련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해 10여 분 간 짧게 머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정 회장은 조문을 끝낸 후 "(가족들과) 다른 얘긴 없었다"며 "너무 훌륭하신 분이 돌아가셔서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고인의 생전 업적에 대해선 "우리나라 경제계에서 모든 분야에서 1등 정신을 아주 강하게 심어주신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평가했으며, 고인과의 추억에 대해선 "항상 따뜻하게 잘 해주셨다"고 회상했다.
또 '이재용 체제'로 갈 삼성에 대해 어떤 변화를 기대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여러 가지로 좋은 쪽으로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세대교체로 총수 자리에 오른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서로 견제하기 바빴던 아버지 세대와 달리 자주 왕래하며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모임을 가진 것으로 전해져 눈길을 끌었다.
이 모임의 큰 형님 역할을 하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이날 오후 7시께 빈소를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일부터 한 달여간 진행되는 사업보고회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이날은 조문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27일께 조용히 빈소를 찾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조문 계획도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았다. 신 회장 비서실은 지난 25일 이건희 회장의 부고 소식을 전달한 상태로, 조문 여부에 대해선 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용 부회장은 올해 1월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장례 둘째 날에 기업 총수 중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아 약 10분 동안 머물며 고인을 추모한 바 있다. 이날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는 일단 오후 4시 17분께 먼저 빈소를 찾았다.
롯데 관계자는 "이 회장의 장례가 가족장으로 진행되는 데다 하루 조문 인원이 50명으로 제한된 것으로 안다"며 "비서실에서 언제 방문할 지 아직 결정하지 못한 듯 하다"고 밝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6일 오후 4시 9분께 빈소에 도착했다. 다소 수척한 모습으로 차에서 내린 김 회장은 어두운 표정으로 입구에 들어섰으며, 조문 후 "가장 슬픈 날"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이 회장과의 관계에 대해선 "친형님같이 모셨던 분"이라며 "(유족들에겐) 위로의 말만 전했다"고 말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과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도 곧 이 회장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빈소를 찾을 예정이다. 자세한 일정은 공유되지 않았다. GS그룹에선 허태수 회장이 오후 4시께 임원진들과 조문한 상태다.
이 외에 한진그룹 일가에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이 회장의 빈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이날 오후 2시 30분께 장례식장에 들렀으며,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도 빈소를 찾았다.
손 회장은 조문을 마친 후 "유가족들에게 '삼성을 잘 이끌어 달라고 부탁 드렸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또 손 회장은 고인이 된 이 회장과 인연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삼성에서도 근무했기 때문에 잘 아는 사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 회장) 본인이 생각이 깊으신 분"이라며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면 그것이 다 배경이 돼 성공적인 결정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계 고위 인사 중에선 범현대가인 정몽윤 회장과 정몽규 회장이 가장 먼저 방문했다. 이들은 지난 25일 오후 4시 50분께 빈소에 도착해 약 30분간 머물렀다. 정몽윤 회장은 이 회장에 대해 "큰 거목이셨다"고 짧은 소견을 밝혔다. 또 현대가 3세인 정대선 현대BS&C 사장의 부인인 노현정 전 아나운서는 26일 오후 3시 53분께 조문하기 위해 들렀다.
범삼성가 중에선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 25일 작은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의 부고 소식을 듣고 가족들과 함께 가장 먼저 달려왔다. 범삼성가 일원이자 이재용 부회장과 사촌 지간인 이 회장은 25일 오후 3시 40분부터 1시간 반 가량 빈소에 머물렀다.
이 회장은 CJ그룹 관계자를 통해 "(이 회장은) 제게는 자랑스러운 작은 아버지"라며 "일찍 영면에 드셔 황망하고 너무 슬프고 안타깝다"고 애도의 뜻을 밝혔다.
이 회장의 조카인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은 26일 오전에 빈소를 찾았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도 아들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과 함께 오빠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이 자리에는 차정호 신세계 사장, 강희석 이마트 사장을 포함한 그룹사 사장단도 함께 했다.
이들은 오후 2시 30분께 빈소가 차려진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해 조문했으며, 유족을 만나 깊은 애도를 표하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이 회장의 발인은 오는 28일이다. 장지는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내 삼성 선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족으로는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이 있다.
장유미 기자 [email protected], 서민지 기자 [email protected], 사진=조성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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