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계열사 매각과 상장 등으로 재원을 마련해 수소, 데이터센터 등 신사업에 드라이브를 건다. 취임 4년차인 조 회장이 신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은 효성티앤에스 상장에 나섰다. ATM 제조사인 효성티앤에스의 지난해 매출은 9천4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천200억원으로 57% 증가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효성티앤에스는 미국 ATM 시장점유율 46%로 1위(지난해 기준)를 차지하고 있으며 멕시코, 인도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조 회장 주도로 멕시코 정부가 2천억원 규모로 발주한 ATM 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효성은 상장 주관사로 KB증권과 대신증권을 선정하고 상장 작업에 착수했다. 효성 관계자는 "효성티앤에스 상장을 추진 중"이라며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효성캐피탈 매각은 우선협상자가 정해진 상태다. 효성은 우선 협상자로 사모펀드인 에스티리더스 프라이빗에쿼티를 선정하고 매각 협상 중이다. 매각 대상은 (주)효성이 보유한 지분 97.8%이며 매각가는 4천억원 안팎으로 점쳐지고 있다. 효성은 지난 2018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연말까지 효성캐피탈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캐피탈 매각은 다양한 신사업 추진을 위한 투자재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데이터센터, 액화수소공장 건설, 수소충전소 사업 등에 진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효성은 확보된 재원으로 데이터센터, 수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인데 효성중공업의 역할이 커질 전망이다.
효성중공업은 현재 글로벌 데이터 사업자와 함께 데이터센터 사업추진을 검토 중이며 이를 위해 향후 6년에 걸쳐 1천272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사업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센터 구축 부지 등은 확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수소'는 조현준 회장이 100년 효성을 이끌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사업이다.
효성은 액화수소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세계적인 가스·엔지니어링 기업 린데그룹과 손을 잡았다. 양사는 지난 4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액화수소 생산, 운송 및 충전시설 설치와 운영을 망라하는 밸류체인 구축에 총 3천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생산을 위한 공장은 효성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울산 용연공장 내 약 1만평 부지에 짓는다. 내년 1분기에 공장 착공에 들어가 2022년 완공할 계획이다. 공장이 완공되면 승용차 10만대에서 사용 가능한 물량인 1만3천톤 규모를 연간 생산할 수 있다.
또 효성은 공장 완공 시점에 맞춰 전국에 수소충전소 120여개(신설 50곳, 액화수소 충전설비 확충 70곳)를 구축하고 직접 공급도 맡을 계획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효성중공업의 경우 수소차 충전시스템을 최초로 국산화해 개발한 업체로 현재 전국의 약 40%의 수소차 충전소를 건립했다"며 "정부의 수소경제 로드맵에는 오는 2030년까지 수소충전소 660기를 확충할 계획으로 수소충전소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효성중공업에 수혜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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