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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요기요 "배달기사 '노동자'로 인정…권익 보호할 것"


플랫폼 노동 분야 첫 민간 자율협약…'쿠팡이츠'는 빠져

 [로고=각 사]
[로고=각 사]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배달의민족·요기요 등 국내 1,2위 배달앱과 7만5천명의 배달기사가 민간 자율협약을 체결했다. 사실상 배달 플랫폼 기업이 배달기사를 자신들이 고용한 '노동자(근로자)'로 인정한 것이다. 이들은 상설협의기구를 마련해 대화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현행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플랫폼 노동 분야에 민간 주도로 맺어진 첫 노사 자율협약이어서 주목된다. 다만, 배달앱 시장에 급부상 중인 '쿠팡이츠' 등이 참여하지 않은 데다, 자율협약의 법적 구속력도 없어 실효성이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플랫폼 노동 대안 마련을 위한 사회적 대화 포럼(이하 포럼)은 서울 명동에서 배달 플랫폼 기업과 배달기사간 자율협약식을 진행했다. 협약 당사자는 우아한형제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스파이더크래프트, 라이더유니온, 민주노총서비스연맹이다.

이날 행사에는 조대엽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이 참석해 플랫폼 노동 제도화·법제화를 약속했다.

'플랫폼 노동 대안 마련을 위한 사회적 대화포럼'은 배달 플랫폼 기업과 배달기사 간 자율협약을 진행했다.
'플랫폼 노동 대안 마련을 위한 사회적 대화포럼'은 배달 플랫폼 기업과 배달기사 간 자율협약을 진행했다.

합의문은 배달서비스 및 관계자를 정의하고, 계약 체결 시 필수 포함 사항 등을 담았다. 또 기업이 종사자의 안전과 보건에 힘쓰도록 관련 의무와 책임을 명문화했다. 특히 기업은 종사자의 산재 보험 가입을 독려하고, 악천후나 감염병 발생 시 안전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기업이 경력·지역·운송수단 등의 차이에 따라 업무를 다르게 제시할 경우 관련 기준도 종사자에 알려야 한다. 배달을 배분하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공개하라는 라이더유니온의 문제 제기가 반영된 결과다.

협약 구성원들은 상설협의기구도 운영키로 했다. 상설협의기구는 기업과 배달기사 간 갈등 발생 시 이를 조정하고, 정부에 제도 개선을 건의할 예정이다. 이날 포럼은 ▲고용보험 및 산재보험 확대·개편 ▲이륜차 종합보험료 합리화 ▲배달서비스업 관련 법률 제정 등을 건의했다.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플랫폼 노동 분야에서 노사가 논의해 자발적 협약을 만들어냈다"며 "현장의 목소리가 정부와 국회에 전달돼 실효성 있는 정책이 만들어져 플랫폼 노동자의 권익과 안전 보호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쿠팡이츠' 배달기사 9만명 빠져…자율협약 실효성 있을까

다만 쿠팡이츠와 대행 배달대행업체가 자율협약에서 빠진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업계에 따르면 배달 플랫폼 기업에 등록된 배달기사 수는 총 20만명(중복 가능)으로, 이중 쿠팡이츠가 9만명을 차지한다. 사실상 이번 자율협약 대상의 2배 수준인 배달기사가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또 자율협약의 법적 구속력에 없는 데다, 합의 내용이 추상적인 수준에 머물러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예컨대 합의문엔 '기업은 악천후 시 안전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이 때 배달기사의 작업중지권을 어떤 식으로 제공할지는 언급돼 있지 않다.

이에 대해 정미나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정책실장은 "합의 문구 하나 하나 참여 기업의 사업팀 검토를 받았다"며 "합의문 내용을 제대로 구현하지 않으면 역풍을 맞을 수 있는 만큼, 참여 기업은 충분한 의지를 갖고 어떻게든 해보겠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쿠팡이츠 등 다른 기업의 참여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덧붙였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기획팀장 역시 "실질적인 결론을 도출하기는 어렵지만, 배달기사의 권익 보장을 위해 앞으로 무엇을 논의할 것인지 공식적인 의제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노조가 주장했던 안전 배달료나 알고리즘 등 업무배달 정책, 노조 권리 등이 원칙적 수준으로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포럼은 올해 4월 출범 후 6개월 간 6번의 전체회의를 거쳐 자율협약 합의문을 마련했다. 포럼에는 자율협약 당사자 외, 공익 전문가로 이병훈 중앙대 교수, 권현지 서울대 교수, 박은정 인제대 교수가 참여했다.

윤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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