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현재 원스토어, ADT캡스, SK브로드밴드, 11번가, 웨이브 등 주요 자회사의 IPO를 추진하고 있다.
◆IPO 1번타자 ‘원스토어’…”시총 2조원 이상 가능”
업계에선 원스토어를 증시 입성 1번타자로 꼽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원스토어 대표주관사로 NH투자증권과 KB증권을, 공동주관사로 SK증권을 선정했다.
원스토어는 국내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으로, 지난 2016년 구글 독점체제인 안드로이드앱 시장을 겨냥해 네이버와 합작해 만든 토종 앱스토어다. SK텔레콤이 지분 52.7%로 최대주주이고, 네이버(27.4%), 에스케이에스키움파이오니어PEF(19.60%)가 지분을 나눠 가지고 있다.
원스토어는 지난 2016년 출범 첫해 1천68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지난해 1천351억원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올 상반기에는 매출액 801억원, 영업이익 30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연간 순이익도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원스토어는 앱스토어 생태계에서 평균 30%인 마켓 수수료율보다 저렴한 수수료율로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워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특히 최근 일부 게임사들을 중심으로 구글(플레이스토어)과 애플(앱스토어)의 수수료 정책에 반기를 들며 이들을 상대로 독점금지법 소송을 제기하는 등 논란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저렴한 원스토어의 반사이익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SK텔레콤에서 언급하는 원스토어의 IPO 예상 가치는 1조원 수준으로, SK텔레콤의 지분율을 고려하면 지분가치가 5천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그 이상의 가치도 가능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실적개선 속도가 빠르고, 특히 플랫폼 사업 모델을 가진 만큼 최근 카카오게임즈나 카카오뱅크 등 다른 플랫폼 사업자의 IPO 성과와 시장 기대치를 고려하면 가치 평가가 훨씬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중으로 대작 게임 유치에 성공한다면 국내 앱스토어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면서 "구글의 내년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앱내부 결제 의무화는 국내 콘텐츠 업체의 원스토어 모시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장기적으로 연간 3%포인트 수준의 시장점유율 상승을 유지할 경우 내년 IPO 시점에 원스토어의 시가총액은 2조원 이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ADT캡스·SK브로드밴드·11번가·웨이브도 출격 대비
SK텔레콤이 지분 74.4%를 소유한 SK브로드밴드는 유료방송 시장이 IPTV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매출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티브로드를 최종 합병하는 등 IPO를 앞두고 몸집 키우기에도 한창이다. 최근 현대HCN 인수에는 실패했지만 딜라이브와 CMB 등 케이블TV 업체가 시장에 매물로 나온 만큼 추가로 케이블TV 업체 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열어 둔 상태다.
ADT캡스도 IPO 상장 대기 중이다. ADT캡스는 에스원, KT텔레캅과 함께 국내 무인보안업계 ‘빅3’로 꼽힌다. ADT캡스는 라이프앤시큐리티홀딩스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데, SK텔레콤의 라이프앤시큐리티홀딩스 지분율이 55%다. ADT캡스는 특히 지난 7월 SK하이닉스의 자회사인 SK하이스텍으로부터 보안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등 상장을 위한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여기에 11번가로 대표되는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사업은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소비 증가로 실적 성장 가시성이 높아진 상태다. 11번가는 그동안 쿠폰 발행 등 마케팅 비용을 줄이며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업체 웨이브(WAVVE)도 2024년 상장을 목표로 IPO 추진을 공식화했다. 웨이브는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OTT인 ‘옥수수’와 지상파 3사가 설립한 콘텐츠연합플랫폼 ‘푹(POOQ)’을 통합해 지난해 9월 출범한 토종 OTT다. 출시 1년만에 회원수가 1천만명을 돌파하는 등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장민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의 주요 자회사의 IPO가 잇달아 진행되면서 지분가치 제고에 따라 시장에서 주가가 재평가 받고 프리미엄이 붙을 것”이라며 “현재 주가 수준은 여전히 기업가치보다 저평가돼 있어 지분가치를 눈여겨 봐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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