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나이를 먹으면 가끔 건강상 문제가 노화 때문인지, 질환으로 발생하는 것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 노화가 나타나면 몸 여기저기 쑤시고 아프다. 통증뿐 아니라 관절이나 척추 변형도 나타난다. 생계를 책임지고 자식 뒷바라지하느라 고생한 흔적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노화로 인한 변형이 아닌 질환으로 나타나는 변화는 아닌지 세심하게 관찰해야 한다.
무릎이 ‘O’자로 벌어지고 통증이 심하다면 말기 관절염을 의심해야 한다. 무릎이 점차 안쪽으로 휘어 다리가 ‘O’자로 휘어진 부모님들이 많다. ‘O’자로 휜 다리는 무릎 통증과 다리가 휘어진 정도를 세심하게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정훈 목동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노화가 진행되며 나타나는 다리 모양 변형은 짧은 기간 관절염을 악화시킬 수 있을 정도로 연골 손상을 일으킨다”며 “고관절부터 무릎, 발목을 잇는 축만 바로잡아도 인공관절 수술을 늦출 수 있는데 무릎 사이가 벌어지는 것을 노화로 인해 나타나는 당연한 증상이라고 생각하며 내버려 두지 말고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똑바로 섰을 때 무릎 사이에 주먹 하나 정도의 공간이 남을 정도로 무릎이 심하게 벌어졌다면 이미 관절염이 말기로 진행되고 통증도 심할 가능성이 크다.
‘ㄱ’자로 굽는 허리는 보행 습관과 골밀도를 확인해야 한다. 퇴행성 변화로 근육량이 감소하고 근력이 떨어지면 척추를 지탱해주는 허리 인대와 근력이 약해지면서 허리를 펴고 버티기가 어려워진다. 자연스럽게 허리가 구부러진다.
다른 척추 질환으로 허리가 굽어지는 일도 있다. 만약 걷다가 멈추기를 반복하고, 엉덩이와 다리가 저린 증상을 호소한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수신경 주변의 인대와 관절이 노화로 점차 탄력을 잃고 비대해지면서 척추관이 좁아진다. 그 안을 지나는 신경이 눌리면서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박진규 부평힘찬병원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골절 정도가 가벼우면 약물치료와 침상 안정으로 호전될 수 있다”며 “증상이 심한 경우엔 척추 뼈에 가느다란 주삿바늘로 특수 골 시멘트를 주입해 상태를 복원하는 척추성형술이 시행된다”고 설명했다. 평소 꾸준한 운동과 함께 칼슘, 비타민D를 충분히 섭취해 골밀도를 유지해 주면 도움이 된다.
발가락의 시옷(ㅅ) 변형은 노년의 무지외반증을 의심해야 한다. 무지외반증은 흔히 하이힐이나 발볼이 좁은 신발을 신는 젊은 층 여성에게 흔하다.
노년층의 무지외반증이 갈수록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60대 이상 무지외반증 환자 수는 2015년 1만6326명에서 2019년 2만3240명으로 42% 증가했다. 전체 환자 수가 8% 증가(2015년 5만6815명, 2019년 6만1554명)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크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휘어지면서 아래 부위가 돌출된 상태로 튀어나온 부분이 신발과 닿으면서 통증이 나타난다. 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휘어지면서 발가락의 모양이 ‘ㅅ’자처럼 보인다.
무지외반증은 통증의 정도나 휘어진 각도에 따라 보조기나 특수 신발 착용 등 보존적 요법을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뼈를 깎아 휘어진 각을 교정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정종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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